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는 22일 전격적으로 0.75% 포인트에 달하는 대대적인 연방 기금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원래 다음 주 정기 모임에서 금리 인하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1주일 앞당겼으며 인하 폭도 예상보다 컸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있을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 모임에서도 또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RB가 이처럼 예정에 없이 대폭 금리를 내린 것은 2001년 9.11 사태 이후 처음이다. FRB가 이같이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출발한 세계 금융 시장의 교란이 당초 예상보다 심화하면서 각국 증시가 폭락세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연 13조 달러에 달하는 미 GDP 규모로 볼 때 그것만으로 불경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번 FRB의 금리 인하로 연방 기금 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자동 조정되는 론을 얻어 쓴 기업이나 크레딧 카드를 쓰는 소비자, 자동차나 주택 구입자들은 즉각적인 혜택을 받게 됐다. 또 이번 조치는 투자가들의 불안을 어느 정도 진정시켜 증시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2일 500 포인트 가까이 폭락으로 출발한 미 다우존스 산업 지수는 금리 인하 발표 후 낙폭을 크게 줄여 130 포인트 이하로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 폭락세를 보여 온 유럽 증시들은 오히려 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조치만으로 금융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모두 얼마고 결국 이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가 밝혀지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세계 경제가 혼란과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미 정부 당국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FRB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밝힌 바 있으며 부시 행정부도 필요하다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쓰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1930년대 미 대공황이나 1990년대 일본 장기 불황을 통해 정부 당국자들이 극심한 불경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는 점도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으리란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황과 호황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불황은 호황 때의 과열을 식히고 이 때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하는 시장의 메커니즘이다. 투자가들이나 업주들은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지만 패닉 현상을 보일 필요도 없다. 이때를 오히려 경영 합리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연방 정부와 금융 당국, 그리고 세계 각국 은행들이 정책 공조를 통해 미 주택 파동으로 야기된 국제 금융 시장의 혼란을 바로 잡고 건강한 비즈니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