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부총리 암살사건으로 9.11 테러 이후 진행해 온 미국의 대 테러 정책에 차질이 우려된다.
부토의 피살은 그간 파키스탄 여야 화해와 정국 안정을 통해 파키스탄을 미국의 대 테러정책의 전위대로 활용하려던 계획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 정통성이 없음에도 불구,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샤라프를 적극 지지해 왔다.
무샤라프 또한 군사정권을 이끌며 철저히 친미행보를 보였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대 테러전쟁을 수행하는데 핵심 파트너 노릇을 하며 미국으로부터 적지 않은 재정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무샤라프의 이런 친미행보는 오히려 파키스탄 국민들의 민심을 이반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급기야 최근 들어선 대통령직 유지를 위해 비상계엄령과 헌법 효력정지, 시위군중 폭력진압 등 전형적인 ‘폭압정권’의 양태를 보여 왔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 완수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무샤라프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부시 행정부의 고민은 이번 부토 암살사건으로 무샤라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데도 ‘무샤라프 카드’를 결코 버리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고, 탈레반 세력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무샤라프만큼 확실한 대테러 동반자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