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베나지르 부토(여.54) 전 파키스탄 총리가 27일 자살폭탄테러에 희생되면서 격동의 파키스탄 역사와 함께 한 부토 가문의 피의 역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부토 가문은 2명의 총리를 배출한 명문가였지만 이들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독재세력과 기득권 층에 맞서 싸워온 부토 가문의 역사는 군사독재와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파키스탄 현대사의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부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는 파키스탄 최초의 민선 총리에 올랐지만 지난 1977년 지아 울 하크 장군의 쿠데타로 실각한 뒤 결국 지난 1979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부토 가문의 맏이로 아버지로부터 일찍이 정치를 배웠던 부토 전 총리는 지난 1988년 35세의 나이로 이슬람권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뒤 실각과 재집권, 추방, 망명생활이라는 순탄치 않은 정치역정을 감내해야만 했지만 결국 폭탄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지난 10월 8년여에 걸친 자발적인 망명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직후에도 폭탄테러공격을 받았으나 간신히 목숨을 보전했던 부토 전 총리는 혼란한 정국의 틈바구니에서 ‘순교자’의 길을 피하지 못했다.
부토 전 총리는 하버드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뒤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를 등에 업고 정치적 스타로 군림했던 지난 1990년대에도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알-카에다와 탈레반, 파키스탄 지하드 그룹으로부터 끊임없는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부토 전 총리의 두 남동생 역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막내 동생인 샤흐나와즈는 지난 1985년 프랑스에서 의문의 시체로 발견됐으며 또 다른 남동생인 무르타자 역시 1996년 카라치의 자택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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