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한국대선 정국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던 ‘BBK 스캔들’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로 일단락 됐다. 검찰은 ‘무혐의’ 결론을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안겨 주었다.
한인사회는 그동안 검찰의 수사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봐 왔다. 특히 스캔들의 중심인물이 LA한인이라는 점 때문에 수사 결과와 파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BBK 스캔들’에 집권의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정당과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또 이 뉴스는 LA의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낭보로, 다른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실망스런 소식으로 받아 들여졌을 것이다.
검찰 발표를 둘러싼 이런 논란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지만 대선을 불과 1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요동과 혼란은 극히 우려스런 일이다. 사실 이번처럼 후보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치러진 대선은 군사정권 시절 체육관 대통령 선거를 제외하곤 없었다. 일부 후보의 토론 기피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대선정국이 온통 ‘ BBK 스캔들’에 매몰됐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지금부터라도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대선전에 치를 수 있는 토론이래야 고작 몇 차례에 불과한 형편이다. 자칫 검찰 발표 후유증 때문에 차분하게 옥석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마저 날려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검찰 발표 후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규탄 분위기가 일고 있다. 발표 내용에 대한 불만과 울분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대선전까지 총체적 진실을 다시 규명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은 차분하게 후보 검증과 한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이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BBK 스캔들’에 대한 진실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는 미주 한인사회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이민자로서 건전한 가치관의 정립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소중한 교훈을 던져 주었다.
올바른 가치관이 뒷받침 되지 않은 성공 추구는 편법과 불법, 탈법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스캔들 당사자인 김경준과 에리카 김 남매를 통해 확인했다. 자녀들에게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를 심어주기 보다는 이들을 성공과 출세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BBK 스캔들’은 한인사회에 소중한 경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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