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슨트 하이츠’의 주인공 4명. 티셔츠에 타이드 로고가 새겨져 있다.

제품광고 목적 제작 잇달아… 효과도 긍정적

제품 광고를 위해 처음엔 라디오, 다음엔 텔리비전 연속 방송극을 개척했던 ‘프록터 & 갬블’이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똑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매체인 PC와 셀폰으로 보는 새로운 연속 방송극 ‘크레슨트 하이츠’가 그것이다.
극이라기보다는 시트콤에 더 가까운 이 시리즈는 최근 대학 졸업생 애쉴리가 주인공이다. 위스콘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LA로 와서 홍보업계에 취직해 새로 친구들을 사귀고 연애를 하게 되는데 출연자는 모두 4명이지만 원작부터 감독, 제작을 모두 할리웃의 베테런들이 맡고 있어 3분짜리 에피소드들이 모두 웬만한 텔리비전 시트콤을 능가할 정도로 세련됐다.
세제 ‘타이드’의 로고가 가끔씩 등장하긴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옷이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예를 들어 한번은 파티에 간 애쉴리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검정색 옷을 입었는데 자기만 밝은 노랑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게 마음에 걸렸으나 바로 그 드레스 덕분에 에릭의 눈에 띄게 된다는 식이다.
“제품에 대한 메시지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직접적이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타이드’의 부마케팅 디렉터 케빈 크로시아타에 따르면 요즘 젊은 고객에게 최선의 광고 전략은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라는데 그래도 극의 내용이 재미있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터.
‘타이드’가 텔리비전 광고, 인쇄 광고, 포장지에서 ‘크레슨트 하이츠’를 판촉하고 있지만 아직 매출과 연관 짓기에는 시기상조다. ‘프록터 & 갬블’사 브랜드 중에서는 ‘얼웨이즈’ 여성용품이 비슷한 시리즈를 방금 내놓았다.
‘프록터 & 갬블’은 라디오 연속 방송극과 텔리비전 드라마를 개척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텔리비전의 최장수 상영 드라마인 ‘가이딩 라이트’는 70년 전 라디오에서 시작한 것으로 1955년에 처음 텔리비전 전파를 탔다. 제목의 ‘라이트’는 바로 ‘프록터 & 갬블’이 1837년에 비누와 함께 처음 내놓은 제품인 양초를 가리킨다.
온라인 시리즈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앤호이저-부시’의 경우 지난 2월에 데뷔하여 수십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내보냈지만 시청률은 저조한 BudTV.com을 그래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록터 & 갬블’의 제일 큰 경쟁사인 ‘유니레버’의 경우는 좀 나아서 ‘디그리’ 디오도런트, ‘도브’ 비누와 ‘커레스’ 피부관리용품 등을 위한 오리지널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중 가장 성공한 것이 ‘아이 캔트 빌리브 이츠 낫 버터’ 브랜드의 마스코트인 스프레이첼을 둘러싼 것들이다. 현재 스프레이첼은 3번째 온라인 시리즈 ‘스프레이즈 인 더 시티’에 출연중인데 ‘유니레버’의 이 브랜드 매니저 하비에르 마틴에 따르면 올해 이 3분짜리 스프레이첼 시리즈는 온라인으로 100만번 이상 시청됐고 방문객들은 한번에 6분 이상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청 이후 이 제품의 구매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매업체도 시트콤 제작에 나서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도 지난 8월, 아메리칸 이글 직원 하나를 포함, 몰에서 일하는 20대 다섯명을 주인공으로 한 ‘이츠 어 몰 월드’라는 웨비소드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올 가을 MTV의 ‘리얼 월드: 시드니’의 첫 3분 광고를 통해 방송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