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 줄 책-갖고 싶은 책 이름 올려
‘북무치’현재 회원 4만·도서 75만권
어쩌다 ‘희귀본 보물’찾는 경우도
워싱턴 주립대 학생 웬디 숄은 아메리카 원주민인 라코타 부족의 말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 미시건주 그랜드 래피즈의 은행원 팀 브로퀴즌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아서 클락의 ‘라마’ 시리즈중 몇권을 가지고 싶어한다.
이 두사람은 모두 1년반전 설립된 도서교환 웹사이트 ‘북무치(/www. bookmooch.com)’의 회원들이다. 1994년에 e-메일 마케팅 소프트웨어 회사 ‘리리스 테크놀로지스’를 현재의 아내와 함께 창립해 2년전 2950만달러에 매각한 존 벅맨은 2005년 말에 영국의 노위치로 여행갔다가 북무치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 지역 공회당 한 구석에 ‘책을 두고 가세요, 책을 가져 가세요’라고 쓰인 도서 교환 코너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상자 가득 책을 담아 가지고 와서는 다른 사람들이 가져온 책을 들여다보며 자기가 읽고 싶은 것을 찾고 또 서로 책에 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 공동체 의식을 온라인에서 재현하고 싶었어요”
현재 ‘북무치’는 전세계에 4만명 정도의 회원을 갖고 있고 매일 300명 정도가 새로 가입하고 있다. 회원이 되려면 자기가 내어 놓으려는 책과 가지고 싶은 책의 명단을 작성한다. 현재 그렇게 명단에 올라있는 도서의 숫자는 75만여권인데 12월말께면 100만권을 돌파할 것으로 벅맨은 예상하고 있다.
회원은 자기가 원하던 책을 가질 수 있게 되면 e-메일로 통지를 받는다. 회원 중에는 다른 회원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그저 어쩌다 보물을 찾을 희망을 가지고 장르별로 분류된 책을 이것저것 살피는 사람도 많다. 브로퀴즌도 그렇게 하다 수집가용으로 특별 제작돼 가죽 장정에 금테 두른 아이작 아시모프의 전집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동화책과 다이어트 책이 문학 책으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고, ‘아이오와의 보물’이라는 책이 소설로 둔갑해 있기도 하다.
‘북무치’에서 잘 나가는 것은 책방에서도 잘 팔리는 것들이다. 소설과 자기수양 서적들이 대부분으로 매일 2500권 정도가 교환된다. “고전과 아동도서도 상당히 인기가 있습니다만 컴퓨터 매뉴얼 같은 것은 여기서는 잘 취급되지 않습니다”
‘북무치’에 자기가 내어 놓을 책을 올려 놓으면 권당 10분의 1포인트를 번다. 책 한권을 다른 회원에게 보내주면 1포인트를 번다. 한권을 받으면 1포인트를 깎인다. 그러므로 최소한 10권을 올려 놓거나 1권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줘야 한권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회원에게 책 보내기를 게을리 한다거나 표지가 찢어졌다거나 커버가 없어졌다거나 페이퍼백을 하드 카버라고 하는등 책의 상태를 정확하게 기술하지 못한다면 평점을 좋지 않게 받을 수 있다. “e베이와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다른 사람한테서 못됐다고 손가락질을 받게 되면 아무에게서도 책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여기서 원하는 책을 찾지 못했는데 회원들이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은 사람은 클릭 한번으로 ‘아마존 닷 캄’으로 연결돼 즉시 책을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그렇게 아마존에서 구입되는 도서가 매달 3만달러어치 정도 되고 벅맨은 그중 8%를 수수료로 받는다.
‘북무치’ 말고도 도서교환 사이트는 여러개가 있다. www.swaptree.com 도 있고 CD 와 DVD도 교환할 수 있는 www.TitleTrader.com도 있다. www. SF-Books.com은 공상과학 도서 전문이며 ‘북 익스체인지 네트웍’(www. tbxn.com)은 대학생들이 교과서를 바꿔 보는 곳이다.
그중 ‘북무치’의 특징이라면 이웃같은 친밀감이다. 누군가가 특별히 친절하다고 생각되면 익명으로 자기가 갖고 있던 점수중 하나를 기부할 수도 있다. 회원들은 또 예를 들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복구중인 뉴올리언즈 도서관 같은 정해진 자선단체에 자기가 갖고 있는 포인트를 기부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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