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채집하는 재미로 부부사랑 더욱 늘어요”
가주 한미수석협회 정애 크루거 회장(56)은 수석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수석을 통해 남편 단 크루거(60)씨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됐고 현재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수석 애호가가 됐다.
두 사람은 1992년 정애씨가 간호사로 근무하던 밴나이스의 한 양로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단의 친구가 중풍으로 입원했던 기간에 단이 병문안을 온 게 인연이 됐다.
단을 만나기 전 정애씨는 수석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하지만 그와 데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석을 접하게 됐다. 아이오와주 출신인 단은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모든 사물은 ‘정신’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30대 중반 이후 아시아 문화에 매료되면서 수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전문가이다.
<정애씨와 남편 단이 수석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셔먼옥스의 자택에서 수석들을 정성스레 살펴보고 있다. <이은호 기자>>
처음 정애씨는 잿밥보다 염불에 관심이 많았다. 수석보다, 채집 여행이 좋았던 것. 그러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듯 정애씨도 어느덧 수석에 대해 제법 알게 됐다.
‘수석 데이트’를 한지 2년 만에 단이 말했다. 집에 들어와 살라고. 놀란 정애씨가 “한국인은 결혼하기 전 함께 살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단은 “그럼 결혼하자”고 했다. 프로포즈는 그렇게 싱겁게(?) 이뤄졌다.
현재 두 사람은 같은 취미를 가꾸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둘 다 한번씩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정애씨는 1974년 간호사 자격으로 미국에 건너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편은 한국에 아내와 세 아이를 둔 가장이었다. 결혼은 3년 만에 깨졌고 정애씨는 이후 줄곧 혼자 살았다. 단 역시 변호사였던 전 아내와 한번 헤어진 적이 있다. 둘 사이에 아직 아이는 없다. 정애씨가 전 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들 리처드(30)는 어바인에서 따로 살고 있다. 처음부터 단은 아이를 별고 갖고 싶어 하지 않았다.
둘은 서로에 있어 ‘동반자’다. 취미도 같고 남은 인생을 같이 살아갈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년에 서너차례 가주 북부와 캐나다 등으로 채집 여행을 다닌다. 사보 만드는 일을 하는 단과 달리 간호사인 정애씨는 휴가 내기가 쉽지 않아 사표를 내고 직장을 옮기기도 한다.
단은 정애씨가 소속돼 있는 한미수석협회의 일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돕는다. 전시회 장소를 LA카운티 식물원으로 잡아주는 것은 물론 행사 당일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잡다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한다.
수석의 매력은 뭘까. “자연 속으로 들어가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의 교향곡 같은 매력을 돌에 다운로드 받는 것이다. 모든 기쁨이 돌에 녹아 있다”고 단은 설명한다.
한미수석협회는 6~7일 이틀 동안 아케디아에 있는 LA카운티 수목원(301 N. Baldwin Ave.)에서 열 다섯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크루거 부부의 작품을 비롯해 90여점이 선보인다. 수목원 개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30분이다. 문의 (818)515-6130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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