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개봉, 흥행 1위를 한 분노한 여인의 복수극 ‘용감한 사람’(The Brave One)의 주연 조디 포스터와의 인터뷰가 최근 폐막된 토론토 영화제 기간에 토론토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작고 가녀린 체구의 포스터는 기자들의 질문에 똑똑한 학생처럼 대답했는데 당찬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수치’ 인정하는게 진정한 용기
에리카의 변신, 아름답지만 가공할 만
아이 잃을뻔 했을땐 극도의 공포 느껴
-당신은 영화에서 뉴욕 라디오 방송국의 방송인으로 나와 도시의 소리와 사람들과 분위기에 대해 얘기하는데 도시의 거리를 실제로 오래 걸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 나는 유럽에서 살 때 여러 켤레의 테니스 신발을 산 뒤 그걸 신고 늘 걸어 다녔다. 파리와 로마가 내가 산책하기를 즐기는 도시다.
-당신은 얼마나 용감한가.
▲이상한 영화 제목이다. 난 내가 용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내 일에 있어서는 겁을 모르나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삶에서 내가 매우 용감한지는 모르겠다.
-영화에서 당신의 적은 모두 남자들인데.
▲보통 여자들은 이 영화에서처럼 살인을 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주인공 에리카는 자신을 파괴하지 않고 적을 파괴한다. 이런 점이 여성 관객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다.
-실제로 극도의 공포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있다. 그러나 보통 때 그 걸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겪었던 극도의 공포는 군중 속에서 나의 아이들을 잃어버릴 뻔했을 때 느꼈던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공포감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나이를 먹을수록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은 공포에 대한 인식감이 적어 보다 진취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당신은 영화에서 사람을 7명이나 죽이고도 법의 처벌을 안 받는데 이런 결말이 다소 터무니없지 않는가.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각자 서로 다른 경험을 갖기를 바란다. 에리카는 끝에 가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데 그것은 매우 슬픈 결말이다. 나는 에리카의 변신을 매우 인간적이요 아름다우나 또한 매우 가공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영화에서 미국인들의 근본적 혼은 ‘굳고 고립되고 금욕적인 살인자의 그 것과도 같다’는 D.H. 로렌스의 말을 인용했는데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우리의 국민적 인자에는 온갖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고 생존해야 했던 개척자의 근성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가공스럽기도 하나 또한 아름답다.
-당신은 두 아들을 뒀는데 딸을 볼 계획은 없는가.
▲없다. 두 아들로 족하다. 그러나 장차 손녀는 두고 싶다.
-감독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과거 10년간 두 편의 영화를 감독하기 직전 무산된 적이 있다. 난 지금까지 단 2편의 영화를 감독했는데 아직은 배울 것이 많다. 다시 영화를 감독하기를 원한다.
-총기규제에 관한 당신의 견해는.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중 하나는 주머니 속의 무기가 당신에게 힘을 준다는 것이다. 인명을 빼앗는 총기는 절대로 인간의 손에 쥐어져서는 안 된다.
-당신이 내리는 용기의 정의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가장 수치스러운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에리카는 자신의 가장 인간적이요 가공스러운 점을 모두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용감하다.
<에리카는 복수의 여인이 되어 스스로 총을 잡는다.>
-닐 조단 감독과의 경험에 대해 말해 달라.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영화다. 나는 그와 이 영화가 정말 자랑스럽다. 그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이 영화도 복잡하고 불안정한 도덕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당신은 뉴욕이 무대인 ‘택시운전사’에서 12세난 창녀로 나와 도시의 지스러기 같은 인간들을 제거하는 살인자 트래비스 비클의 보호를 받는데 트래비스와 역시 뉴욕의 범법자들을 개인적으로 처단하는 에리카는 같은 부류인가.
▲다르다. 트래비스는 원시적 짐승이요 자기 행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반면 에리카는 지적이요 이지적이며 자기 행동을 관할하는 사람이다.
-해 본 일 중 가장 용감했던 것은.
▲스키와 스쿠버다이빙이다. 둘 다 주의하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총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있다. 젊었을 때였는데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없애버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거리를 걸을 때 그 곳 사람들이 당신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프랑스에서는 내가 버스에 타도 사람들이 절대로 날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의 사생활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반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너도 나도 내 주위를 둘러싸고 사진을 찍고 나를 만지는 등 난리법석을 떤다. 독일 사람들도 남의 사생활을 존중하나 프랑스 사람들만은 못하다.
-당신은 영화에서 인도인 약혼자를 뒀고 또 흑인 형사에게 애정을 느끼는데 20년 전만해도 백인 여자와 유색인종의 관계는 생각할 수 없던 일이다. 이것은 할리웃이 진화했다는 증거인가.
▲뉴욕에 살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도시는 세계 도처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뉴욕이라는 도시에 진실한 일이라고 여긴다.
-당신은 가십을 안 타는 몇 안 되는 주요 스타인데 그 비결은.
▲난 재미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난 이제 45세여서 젊은 사람들만큼 흥미의 대상이 못된다. 난 3세 때부터 대중의 눈길을 받으며 성장해 어릴 때부터 내 삶을 타인에 의해 빼앗기지 않는 방법을 배웠다.
-요즘 젊은 배우들의 탈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젊은 배우였을 때는 다른 시대였다. 파파라치도 없었고 또 당시 틴에이지 스타들은 요즘 젊은 배우들처럼 거액의 출연료도 안 받았다. 당시만 해도 영화계는 틴에이지 배우들의 현재를 보는 대신 그들이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주목했다. 의미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 젊은 배우들도 그런 사람들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자랐다. 우리는 수많은 생활규범이 있었다. 요즘 젊은 배우들은 현실과는 괴리된 삶을 살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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