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대·길수형씨 부부 10월 결혼 60주년 회혼식
“서로 참고 이해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 비결”
스물 한 살짜리 신랑이 열아홉 신부를 아내로 맞았다. 하얀 면사포를 쓴 그녀와 백년가약을 맺은 지 60년. 부부는 ‘회혼식’이란 이름 아래 또 다시 결혼식을 올린다.
당시엔 웨딩드레스 대신 하얀 한복을 입고 신식 결혼식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화려한 한복에 연지·곤지까지 찍고 전통혼례를 올린다. 1947년 서울 덕수궁에서의 결혼식은 자신들을 낳아준 부모님이 준비했지만 2007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자신들이 낳아 기른 3남1녀가 준비한다.
<추억의 사진들 - 오는 10월21일 회혼식을 올리는 박용대(앞줄 오른쪽 두번째)·길수형(앞줄 왼쪽 두번째) 부부가 장남 박경일(맨 왼쪽)씨와 삼남 박경훈씨 가족과 함께 사진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이은호 기자>>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러나 박용대(81)·길수형(79) 부부는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인생 동반자다. 일주일에 두 번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함께 수영장에 가고 ‘마켓 장보기’도 두 사람이 꼭 함께 하는 일 중 하나.
박씨 부부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 81년이다. 한국 덕성여자고등학교와 동명여자중·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박씨는 81년 교감으로 정년퇴임한 뒤 큰 딸 경애(60·간호사)씨의 초청으로 태평양을 건너왔다. 이후 차남 경희(53·사업)씨와 경훈(51·가주식품상협회 이사장)도 미국에 왔고 지난 95년 장남 경일(57·사업)씨까지 합세하며 박씨 가족은 모두 LA에 모이게 됐다.
현재 8명의 손자, 손녀 중 2명이 출가했고, 지난 1월 증손녀가 태어나면서 가족은 19명으로 늘었다.
한결같은 60년 결혼생활의 비결을 물으니 길씨는 “처음부터 마음이 맞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내외가 같이 참고 이해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박씨도 “그럼”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부부는 일심동체.
20여년을 교직에 있었던 박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 조금만 불편하면 헤어지려고 한다.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고, 인격을 존중하며 가정을 화목하게 이뤄나가기 바라며 사회적으로는 선생을 존경하고 동료와 협조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부는 “마지막 소원은 우리 자손이 다 건강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고 형제끼리 우애있게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씨 부부의 회혼식은 오는 10월21일 오후 6시 옥스포드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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