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 한인 부조상(浮彫像)을 건립하는데 참석하게 돼 감격스럽고 감회가 깊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76)이 워싱턴 국립대성당(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에 영구 설치되는 한국 성모자, 순교자 부조상 축복미사 집전을 위해 워싱턴을 찾았다.
도착 첫날인 18일 낮 기자들과 만난 정 추기경은 “미국을 대표하는 최대 성당인 워싱턴 국립대성당에 순교로 꽃피운 한국 가톨릭 신앙을 상징하는 성모자, 순교자 부조상이 영구 설치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정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명동성당은 1892년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 건립에 들어갔으며 워싱턴 국립대성당도 수도 워싱턴에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국가대표 성당을 세우려는 노력으로 지어졌다”며 같은 성모님을 주보로 모시는 명동 성당과 국립대성당의 특별한 친연성을 소개했다.
정 추기경은 오는 22일(토) 오후 1시부터 국립대성당에서 축복미사를 집전한다. 이날 미사에는 5천여명의 한인 신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태극기와 성조기, 한복을 입은 신자들이 뒤따르고 항아리에 물을 붓는 행사도 펼쳐질 예정이다.
한인 부조상은 이 성당 입구에 두 개가 설치된다. 왼쪽에는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 양쪽으로 남녀 순교자가 절규하는 모습을 담은 순교자상이 들어선다. 오른쪽 성모자상은 성모 마리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담았다.
이 부조상은 2003년 한인이민 100주년을 맞아 미 가톨릭 주교회의가 한국 성모자, 순교자 부조상 건립을 승인한 뒤 4년여에 걸친 한인 신자들의 모금과 준비 끝에 건립됐다.
워싱턴을 처음 방문한 정 추기경은 한인 동포들을 위한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동포들의 대부분이 2세들을 위해 이민 온 것으로 들었다”며 “자녀들을 위한 1세들의 희생과 노력은 값지며 세탁소 바지 사건은 한국민들에 큰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어려운 환경이지만 동포들 모두 좌절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갖고 2-3세들을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인물로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1961년 가톨릭대 신학대를 졸업하고 그해 사제 서품을 받았다.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지난해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다.
한편 이날 낮 우래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최봉원 북미주한인사목사제협의회장,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총무인 정병조 신부, 박용일 워싱턴한인성당 신부, 이덕효 에피파니 성당 신부 등이 참석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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