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붐 시절 홈 에퀴티는 한 가정의 개인 금고였다. 얼마든지 꺼내 쓸 수 있는 풍부한 자금에 이자율도 낮아 크레딧카드 빚을 쓸어 담기에도 좋았다. 그러나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크레딧이 크게 위축되면서 홈 에퀴티 론이 거의 고갈, 많은 가정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3년 전 홈 에퀴티 론을 얻어 크레딧카드 빚을 갚았던 C씨. 크레딧카드 이자율보다 저렴하고 세금공제 혜택까지 볼 수 있어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는 요즘 주위 사람들이 에퀴티 론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모기지 신용 경색으로 홈 에퀴티 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자금난에 몰린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얼마든 꺼내 쓰는 개인 금고였던
홈 에퀴티 론, 신용경색으로 고갈
크레딧 뛰어난 경우 아니면 못얻어
카드 빚만 늘어나는 가정 증가
홈 오너들이 편리하게 이용했던 개인 금고인 에퀴티 론이 지금은 거의 말라버렸다. 융자기준이 이전보다 크게 강화돼 크레딧이 완벽하지 않으면 융자 승인이 잘 나오지 않을 뿐 더러, 주택가 하락으로 홈 오너들이 담보로 빌릴 수 있는 에퀴티도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홈 에퀴티 론은 더 이상 가정 경제가 의존할 수 있는 피난처가 못된다.
서브프라임 사태 전만해도 가정 경제에서 홈 에퀴티는 크레딧카드 빚을 없애는 훌륭한 수단이었다. 2001년 이후 3,500억달러의 크레딧 카드 빚이 홈 에퀴티 론이나 모기지 재융자로 소화됐다. 그러나 에퀴티 론이 어려워지면서 크레딧 카드 연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홈 에퀴티 론 위축이 가정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얇아진 안전막
모기지 분야의 신용이 경색되기 전만해도 많은 소비자들은 크레딧 카드에 기대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었다. 홈 에퀴티란 안전막이 있었기 때문에 크레딧 카드는 최소 액수만 내고도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많은 홈 오너들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옵션이 거의 없다. 크레딧카드를 쓸 수 밖에 없게 몰렸다.
미 전체 가구 소득은 다른 생활비 증가에 미달해 개인 부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카드 빚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첫 5개월간 크레딧카드 연체는 일년 전에 비해 3.77% 증가했으며 연체액수로는 무려 30%나 더 늘었다.
카드트랙.컴의 한 관계자는 주택가치 하락과 이자율 상승, 융자 기준 강화로 많은 소비자들이 크레딧 카드 빚을 홈 에퀴티 론으로 통합시킬 수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월 월급봉투로 빠듯이 살아가는 가정인 경우 변동 모기지 페이먼트가 늘어나 크레딧 카드에 기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른 옵션이 전혀 없어 카드로 생활비를 대는 지경으로 몰린 것이다. 크레딧 카드 평균 밸런스는 2005년 7,842달러에서 2006년에는 9,659달러로 늘어났다. 카드 빚이 이렇게 늘어났으니 페이먼트 연체가 늘고 있다.
에퀴티 론은 닫히고 늘어난 카드 빚 때문에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가정도 늘고 있다. 크레딧 카드 빚 4만달러를 에퀴티 론으로 통합했던 H씨. 그의 부채는 지금 8만달러로 늘어나 집을 처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를 악물고 지출을 통제했어야 했다”고 후회하지만 모기지 신용 경색만 없었더라도 이런 지경으로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전 호시절이었다면 재융자를 얻어 모든 빚을 한꺼번에 다 갚아버릴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크레딧이 아주 좋고 에퀴티가 풍부하게 남아있지 않은 이상 론을 얻기 어렵다.
카드 빚은 에퀴티 론으로 쓸어 담아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미국 가정의 빚이 재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이유. 이론적으로야 에퀴티 론으로 통합시키면 부채 부담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3만달러를 융자받을 경우 홈 에퀴티 론 평균 이자율은 8.06%. 스탠다드 크레딧 카드 이자율 평균은 14.38%로 높아 에퀴티 론으로 당연히 통합시킨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이동일 가능성이 높다. 이자율이 싼 곳으로 옮겨 본들 대부분의 경우 빚은 더 늘어난다. 또 파산했을 경우 크레딧 카드 빚은 없어지지만 홈 에퀴티 론 부채는 탕감되지도 않는다.
▶강화된 융자기준
크레딧이 좋은 고객은 여전히 환영받고 있다. 하지만 페이먼트를 늦게 내거나 문제가 있다는 징후가 보이면 카드 회사들은 즉각 이자율을 올려버리거나 크레딧 라인을 닫아버리고 있다. 연체등 위반시 이자율이 평균 33%로 쑥 올라가 버린다.
크레딧 점수가 내려가거나 크레딧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극도로 높은 이자율을 받게 된다.
카드 사용자 3분의 1 이상은 카드를 쓸 때 물건을 구입할 형편이 되지 못함을 알면서도 지출을 한다. 모기지 신용 경색으로 앞으로 카드 페이먼트 연체는 더 늘어날 것이다. 카드 페이먼트보다는 집 페이먼트와 전기료를 먼저 내야 하니까. 실직했거나, 무분별한 소비 습관을 보여 온 소비자들에게는 두려운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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