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한 듯 하던 노인들을 이용한 부당 의료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멀쩡한 노인들을 금품으로 끌어들여 불필요한 진료를 받게 한 후 정부에 의료비를 청구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이런 행태는 한인사회에서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몇 년전 노인들을 동원한 부당 물리치료 행위가 극성을 부리자 주 정부는 노인 1인당 연 물리치료 혜택 한도를 1,500달러로 정하는 등 규제의지를 보였다. 이후 ‘메디케어 사기’는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주정부 메디케어 사기에는 일부 악덕 의사와 양심 불량 노인들, 그리고 전문브로커로 연결되는 삼각 커넥션이 자리 잡고 있다. 한인사회내 의료기관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의사들은 사기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불필요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종이 의료계”라는 한 한인의사의 말은 왜 의료사기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런 사기에 별다른 가책 없이 응하는 일부 한인노인들의 의식구조이다. 당장 손에 들어오는 선물과 용돈의 유혹은 떨치기 힘들다. “특정 개인에게 피해 입히는 것도 아니고 정부 돈 타내는 것인데…”라는 생각에 별다른 죄책감도 들지 않는다.
몇 년전 수많은 한인노인들에게 허약한 환자들을 위한 드링크제인 ‘인슈어’가 배달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전말인즉 한인 의료기관들이 노인들에게 “그냥 드시기만 하면 된다”며 인슈어를 배달하고 정부 메디케어에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시가 30달러짜리 음료 박스가 정부에는 100달러씩 청구됐는데 결국 노인 자녀들이 낸 세금이 의사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었다.
이런 주정부 메디케어 남용과 사기는 한인사회뿐 아니라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 만연돼 있다. 한인 노인들은 종종 “공짜를 못 받아 먹으면 바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공짜는 없는 법. 지금처럼 메디케어가 남용될 경우 예산문제에 따른 프로그램 축소는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것은 양심의 문제이다. 아무런 가책 없이 사기행각에 동참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허물과 약점에 비난의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싶다. 특히 커뮤니티의 어른들로써 말이다.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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