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쉬빌<미 테네시주> AP=연합뉴스) 육체적 부상과 함께 정신적 손상의 가능성이 이라크 파병 미군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끊임 없는 적대적 행위 속에 노출된 파병 병사들 가운데 외상성 뇌손상(TBI)의 진단을 받은 이들은 수천 명에 이르고 있으나 가시적인 육체적 부상과 달리 증상이 잠복해 있다는 점으로 인해 이들은 적절한 처방마저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이오와 주(州) 출신인 오브라이언(32) 하사는 지난해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군 체육관에서 루이지애나주 호톤 출신인 말론(22) 상병과 함께 운동하는 도중 폭탄 공격을 받았다.
두부에 산탄이 박히는 부상을 입었으나 이를 제거한 뒤 그는 의료진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밝혔고, 곧 정상적인 근무로 복귀했다.
그러나 근무 복귀 이후 그는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결국 6주가 지난 뒤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재검진 끝에 엉덩이 부분에 박힌 산탄 조각을 제거한 뒤 다시 재활 프로그램 센터로 이송됐다.
군인들은 정신적 문제로 근무를 회피하는 행동이 불명예스럽다고 여기기에 적극적으로 이를 밝히길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브라이언 하사의 경우 지난해 부상 이전에도 수 차례 폭탄 공격을 경험하면서 다음 번엔 자신이 부상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스트레스가 겹쳐 TBI로 나타나게 된 것.
최근 이라크를 깜짝 방문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파병군인들이 겪고 있는 TBI 등 정신적 스트레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그러나 이미 오브라이언 하사 등의 경우는 수개월 동안 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온 실정이다.
물론 대부분의 TBI는 경미한 수준이며 1년 내에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TBI 증상을 보이는 5분의 1 가량은 평생 동안 지속될 수 있는 강도의 증상들에 시달리고 있으며 처방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진단이다.
이들에 대한 진단 만큼이나 그 치료 수단 역시 마땅치 않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의료진은 두통과 걱정 등 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 소속 마이클 킬패트릭 박사는 대부분의 처방은 상황을 설명하고 치유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라며 뚜렷한 증상이 8~12시간 이상 나타나지 않는 이들은 귀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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