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9세기식 은둔생활을 고집하는 미국의 일부다처제 종교집단들도 내부적으로 심각한 청소년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0일 보도했다.
애리조나 및 유타주(州) 외곽지역에서 각각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 집단에서 추방당하거나, 스스로 외부세계로 걸어나온 청소년들의 수는 지난 6년간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
외부세계를 악(惡)으로 규정한 이들 종교집단이 자신들의 자녀를 외부로 추방하는 것은 또 다른 내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게 IHT의 분석이다.
남성이 최소 3명의 여성과 결혼하는 독특한 결혼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남성의 수를 줄여 남녀의 성비를 맞춰야 한다는 것.
청소년이 DVD나 비디오 등 `사악한 외부세계’의 물건들을 몰래 소유했다거나, 지도자에게 순종하지 않았다는 등 다양한 이유가 붙여지지만, 결국엔 일부다처제 때문에 결혼 적령기를 앞둔 남자 청소년들이 쫓겨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지역 일부다처제 종교집단에서 남초(男超) 현상이 심각해진 시점은 지난 1990년대 이들 종교집단으로부터 `선지자’로 추앙받던 루런 제프스가 수십명의 젊은 여성들을 자신의 아내로 삼은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루런이 죽자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은 아들 워런 제프스는 아버지의 아내들을 모두 수절시켰고, 자신의 측근들에겐 더 많은 여성들을 아내로 삼게 만들었다.
워런 제프스는 현재 한 신자에게 14세 소녀를 아내로 삼도록 명령한 것과 관련, 강간공범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이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 이후 공동체 바깥으로 추방되는 남성 청소년의 수가 급증했다는 게 이 지역 주민들의 증언이다.
외부세계로 쫓겨난 청소년들은 대부분 육체노동에 익숙하기 때문에 건축현장에서 일하면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부세계에 대한 충격도 크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 등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영리단체들은 종교집단에서 추방당한 청소년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면서 수표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여성과 데이트를 하는 방법 등 외부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유타주의회는 9만5천달러(한화 약 9천만원)의 예산을 이 같은 쉼터에 배정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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