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맨하탄 35가에 운영 중인 뉴글로리사 공장 내부 모습.
엄수흠 뉴글로리사장
맨하탄 35가에 위치한 ‘뉴글로리’(New Glory·대표 엄수흠)사는 세계의 수많은 유명제품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뉴욕일원 ‘패션 의류’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여성의류 분야를 주도해가고 있는 한인봉제업체다.
지난 1985년부터 5년간 파라과이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다 1990년 생산기지를 뉴욕으로 옮긴 뉴 글로리사는 지금까지 최고급 유명 의류 회사에 각종 의류제품을 공급해오며 ‘한인 봉제업계’의 명맥을 잇고 있다. 1990년 수&알(Su&R)이란 회사 이름으로 뉴욕에 첫발을 디딘 당시에는 일반 의류 도매상을 상대로 한 저가위주의 남·녀 의류를 생산하다 점차 고가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랄프 로렌, 캘빈 클라인, 타하리, JC페니, 브룩스 브라더, 오스카 델란트 등 내노라하는 고급 브랜드 회사에 제품을 납품해오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는 세계적인 여성 의류브랜드 ‘티어리’(Theory)사와 납품 계약을 체결, 뉴욕일원에서는 최대 물량의 여성 정장과 점퍼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뉴글로리에서 생산된 제품은 티어리 제품 중에서도 품질이 인정돼 삭스핍스 등 미 유명 백화점에 납품되고 있는 상태다. 뉴 글로리가 이처럼 성공을 거두며 장수해오고 있는 것은 업계의 트랜드를 정확히 읽어내고 ‘이길 수 있는 시장’을 겨냥한 경영전략이 주효했기 때문.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저가 위주의 제품만을 생산하는 소형 봉제공장에 불과했던 뉴 글로리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명 브랜드를 취급하면서 성장가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격을 놓고 벌어지는 과당경쟁을 피하는 것은 물론 고가품을 취급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게 엄 사장의 구상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1990년대 후반 원청업체들이 남미와 아시아 지역으로 대거 생산기지를 옮기면
서 벌어진 의류 하청업체들이 직면한 일감부족 사태에서도 큰 난관 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엄 사장은 “초기에는 여느 봉제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저가 의류를 취급하는 도매상들을 상대로 영업했지만 가격경쟁을 탈피하고 시장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유명 브랜드 취급에 주력했다”면서 “유명 브랜드 취급은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하청 의류업체들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확실한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뉴글로리가 또 오랜 세월동안 비교적 큰 기복없이 회사를 유지, 발전시켜 나온 데에는 노사관계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80여명의 뉴글로리사 직원들 중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 한 솥밥을 먹어온 장수 직원들일 정도로 노사화합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노사화합은 회사가 크고 작은 어려움과 직면할 때마다 힘을 더욱 발휘하며 회사가 가급적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게 엄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뉴욕한인봉제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엄 사장은 “뉴욕일원 봉제업계의 사정이 이전과 점점 개선되고 있어 향후 한인 봉제업체들의 희망이 밝다”면서 “앞으로도 차별화된 분야를 찾아 보다 적극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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