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샵 자리배정 등 젊은층 우대 씁쓸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모(70)씨는 친구들과 즐겨 찾던 단골 커피샵을 더 이상 가지 않는다. 불쾌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4일 오후 친구 3명과 함께 한인타운 대형 샤핑몰 내의 N커피샵을 찾은 한씨. 일행 중 한명이 업소의 주인에게 설탕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자 주인은 거침없이 “노인 손님을 많이 받아서 가게 문 닫을 일이 있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한씨 일행은 자존심이 상하고 수치심까지 일었다.
칠순이 넘은 한씨와 친구들이 당한 봉변이 이번만은 아니다. 한씨는 “같은 돈을 내는데도 젊은 손님은 대환영이고 노인들은 푸대접하기 일쑤”라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구석의 테이블로 옮기라는 것은 보통이고 커피샵 옆의 마트로 가라고 노골적으로 말할 때도 있다”고 어처구니없어 했다.
젊은 층을 주 고객으로 공략하는 업소들이 늘면서 한인타운 노인들이 일부 업소들로부터 ‘집단 왕따’ 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노인상조회 사무직원 린다 정(64)씨는 “미국 식당들은 노인들에게 할인 혜택을 베푸는 ‘시니어 스페셜’도 있는데 한인 업소에 노인들이 들어가면 벌써 종업원들 눈길부터가 곱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씨는 “노인들끼리 모이면 ‘젊은 사람들은 늙지 않을 거라고 믿지만 오늘의 젊은이가 내일의 늙은이라는 생각은 왜 못하느냐’는 한탄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업소들의 푸대접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씨는 “젊은 사람들 눈에는 노인들이 이민사회의 부산물 정도로 보이고 노인들이 차별을 당하는 경우도 많지만 한인 노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한인사회의 성장을 이뤄낸 이민 1세의 주역임을 젊은이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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