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美텍사스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다른 주(州)에 비해 사형집행 건수가 월등히 많은 텍사스 주에서 이번 달에 사형집행 누계 건수가 400건에 달할 전망이다.
미 연방 대법원에서 사형 금지 조치가 해제되고 나서 6년 뒤인 지난 1982년 텍사스 주가 사형집행을 재개한 이후 지금까지 398명이 처형됐다.
그 다음으로 사형집행이 많은 버지니아 주가 사형집행 금지 해제 이후 98명을 처형했으니 텍사스 주의 사형집행이 얼마나 두드러진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텍사스 주는 어떻게 이렇게 사형집행에 과감할 수 있을까.
비영리단체인사형정보센터(the 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의 리처드 다이어터 소장은 텍사스에는 (사형집행을 지지하는) 모든 요인들이 갖추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형집행에 대한 여론의 지지와 주지사의 지지, 법원의 지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임 주지사였던 조지 부시 현 미 대통령처럼 현 주지사인 릭 페리도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점은 텍사스에서 사형집행이 활발한 요인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다름아니라 보수적인 개신교 교회가 사형집행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점 때문이다.
보수 개신교 교리에서는 개개인이 각자 자신의 구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성서를 근거로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
댈러스 소재 남감리교대학(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의 정치학자 매튜 윌슨은 많은 개신교도들이 사형이 허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이 요구하는 것으로 믿으며 특히 구약을 이의 근거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적 요인 외에 지리,문화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텍사스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오래된 남부(올드 사우스)와 카우보이들의 ‘거친 정의감’이 지배했던, 오래된 서부(올드 웨스트)가 교차하는 곳이다.
일부 비판자들은 남부의 사형집행에서 백인보다 흑인이 월등히 많은 점을 지적하면서 인종 차별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현재 텍사스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기결수 가운데 41% 이상이 흑인이다.
텍사스에서 흑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2%인데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형집행이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차석 보안관으로 일하던 남편을 살해한 범인이 현재 사형 선고를 받고 형집행 대기 중인 캐시 힐은 나의 희생자(피살된 남편)를 위해 정의가 실현될 필요가 있으며 이 땅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사형집행이 많은 또 다른 이유는 범죄 발생 건수가 다른 주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연방수사국(FBI) 통계에서 미국의 폭력 범죄는 전국 평균 10만명당 469.2건이며 살인은 5.6건이지만 텍사스에서는 이보다 약간 높아 각기 529.7건과 6.2건에 달한다.
maroon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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