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생활을 마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후배들의 희망 찬 모습에 우리 기성세대는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 그대들은 장차 이 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기에 우리의 기대와 희망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대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직장생활은 우리 세대가 겪은 과거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1세기는 우리의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생활을 더욱 더 향상시킬 것이나 이에 상응하는 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수행 능력을 그대들에게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는 지식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많은 젊은이들은 출신 학교의 지명도와 자기의 지식수준에 과다한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는 인격과 지혜가 그 사람의 지식수준보다 훨씬 높이 평가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류대학 졸업이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학벌과 학식위주의 잘못된 인생관과 상관이 있다. 올바른 자세로 공부를 한 학생이면 학교를 졸업하면서 자기가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가를 알고 있다. 자기 자신의 능력과 지식수준에 대한 겸손한 평가야말로 대학이 젊은이들에게 주는 제일 중요한 교육이고 신입사원들이 명심해야 할 기본자세이다. 이러한 자세를 가져야 직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생활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느 직장이나 잘 관찰해 보면 문화라는 것이 있다. 직장문화는 그 직장의 역사와 최고 경영자, 그리고 직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직장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고 변화해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직장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자기의 개성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가 하는 착상은 교과서에서 찾기 힘들다. 주어진 직장이라는 한 폭의 그림 속에 자기 모습을 어떻게 그려 넣는가는 화가의 창조적인 능력에 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능력이다.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이론만으로 풀 수가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성적인 교감이 조직의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많은 직장인들이 실패를 하고 난 다음에야 자기 잘못을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한번 잃어버린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직장에는 많은 선배들이 있다. 이들은 현명한 신입사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선생님들이다. 수업료를 내지 않고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좋은 선배의 코치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는 성공한 인물들의 자서전에서 수없이 읽을 수 있다. 직장에서 좋은 코치에게 배우는 것들은 수십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좋은 코치는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여러분이 직장생활 중 전념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리더십의 실습이다. 리더십은 직장의 최고 책임자만이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 내 각 직급마다 이에 상응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기 직급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은 승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9.11 사태 당시 뉴욕 시장으로 발휘한 리더십이 줄리아니를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에서까지 높이 평가받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직종에 존재하는 리더십에 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리더십은 동료 간에서나 심지어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 상사가 시키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는 리더십이라고 할 수 없다. 상사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상사가 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리더십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사람은 상사나 동료, 그리고 부하들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 바로 이러한 단순한 이치를 실천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벤자민 홍 / 새한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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