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여단식 비너스 윌리엄스-바르톨리 패권다툼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저스틴 에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꿈이 4강에서 프랑스의 복병 마리온 바르톨리에 의해 급제동이 걸렸다.
반면 지난 2년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세계랭킹이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는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안착, 통산 4번째 윔블던 타이틀에 1승 앞으로 육박했다.
6일 잉글랜드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계속된 2007 윔블던 토너먼트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9위인 프랑스의 바르톨리는 탑시드 에넹을 맞아 첫 세트를 1-6으로 내준 뒤 2세트에서 서비스 브레이크로 끌려가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어 7-5로 따낸 데 이어 3세트마저 6-1로 가볍게 따내 첫 윔블던 우승을 노리던 에넹을 침몰시켰다. 프렌치오픈 여자단식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뒤 기세좋게 윔블던에 와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장을 냈던 에넹은 이번에도 잔디코트의 약점과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4강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오른 바르톨리의 상대는 대회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윌리엄스로 결정됐다. 세계랭킹 31위의 윌리엄스는 세르비아의 ‘발칸 여전사’ 아나 이바노비치(6번시드)를 6-2, 6-4로 완파하고 통산 6번째 윔블던 결승에 나서게 됐다. 31위 윌리엄스와 19위 바르톨리의 결승대결은 현 컴퓨터랭킹제도가 생긴 후 윔블던 결승에서 가장 하위랭커끼리의 패권다툼 기록이다.
이번 대회 초반 1, 3회전에서 각각 하위랭커에 패배일보직전까지 몰리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던 윌리엄스는 4회전에서 2번시드 마리야 샤라포바를 침몰시키며 완전히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8강과 4강에서 각각 세계 5위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와 이바노비치를 연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결승에 올라 2년만의 정상탈환이자 통산 4번째 윔블던 정상등극을 눈앞에 뒀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마리온 바르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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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6번째 윔블던 결승에 오른 뒤 활짝 웃는 비너스 윌리엄스. >
가스켓, 로딕에 역전드라마… 페더러·나달과 남자부 4강 올라
한편 남자부에선 대회 5연패의 대업에 도전하는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와 2번시드 라파엘 나달, 4번시드 노박 조코비치, 12번시드 리처드 가스켓 등 4명이 준결승에 올랐다. 가스켓은 3번시드 앤디 로딕에게 첫 두 세트를 4-6으로 뒤진 뒤 다음 두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고 최종 5세트에서도 8-6으로 승리,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가스켓은 페더러와 결승진출권을 다투게 된다.
페더러는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와의 준준결승에서 이번 대회들어 첫 세트를 뺏겼으나 나머지 두 세트를 가볍게 따내 7-6, 3-6, 6-1, 6-3으로 승리하고 잔디코트에서 52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역사적인 5연패를 향한 진군을 계속했다.
또 지난해 결승에서 페더러에 패했던 ‘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은 3회전에서 이형택을 꺾고 올라온 토마스 베르디흐를 7-6, 6-4, 6-2로 일축하고 4강에 합류했다. 나달은 1980년 비욘 보리 이후 처음으로 같은 해에 프렌치오픈과 윔블던을 모두 석권하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밖에 조코비치는 꼭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접전 끝에 마르코스 바그다티스를 7-6, 7-6, 6-7, 4-6, 7-5로 따돌리고 프렌치오픈에 이어 2연속 메이저 4강에 올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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