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을 운영하는 한인이 고객이 맡긴 애완견을 질식사시키는 등 모두 27건의 동물학대 혐의로 체포됐다. 충격적이다. 힘없는 동물의 목을 졸라 죽이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소장의 내용이 너무 끔직해서다. 그러나 잘 믿어지지 않는 구석도 있다. 3년여에 걸쳐 고객이 맡긴 애완동물들을 그런 식으로 마구 대해 왔다는 점이 아무래도 과장된 것 같다. 게다가 해고에 앙심을 품은 전 직원의 무고일 가능성도 보이기 때문이다.
혐의의 유죄여부는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당장 우려되는 것은 한인의 이미지 실추다. LA타임스 등 남가주 일원의 주류언론은 물론이고 AP통신 등 전국적 매체들도 앞 다투어 이번 사건을 ‘희대의 동물학대 사건’인 양 보도하고 있어서다. 더 이상 애완동물로도 부르지 않는다. 반려동물로 부른다. 그 정도로 애완동물 문화가 정착돼 있다. 이런 미국사회에서 한인 전체가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당부할 게 있다. 일부 한인들의 잘못된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타운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무숙자들이 진돗개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다. 진돗개 사육이 한 때 유행이었다. 그 유행이 시들해지면서 기르던 개들을 마구 버린 결과다. 개는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이는 용납이 안 되는 행위다.
애완동물에게 예방접종은 필수다. 해당 동물은 물론이고 병에 걸렸을 때 다른 동물들에게도 해악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는 한인이 적지 않다는 게 수의사들의 지적이다. 한국식으로 개를 묶어 기른다. 그것도 하루 종일. 캘리포니아 주법은 하루 3시간 이상 묶어놓지 못하게 돼 있다. 그리고 휴가 때는 그냥 방치한다. 그 뿐이 아니다. 애완견은 반드시 등록을 하게 돼 있다. 적지 않은 한인들은 그 사실도 모른다. 그래서 사고가 났을 때 미등록 사실이, 또 예방접종을 안 한 사실 등이 드러나 처벌을 당하기도 한다.
애완동물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은 법으로 강제하기 이전의 문제다. 한 생명을 보살피는 취미생활이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공중도덕에 관한 문제다. 때문에 요구되는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의미의 애완동물 문화가 한인사회에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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