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학년짜리 한인 남학생이 수업 중 교사에게 맞아 머리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와 경찰 당국의 진상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현재 밝혀진 상황자체 만으로도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다.
사건은 11일 애나하임 소재 매그놀리아 고교 목공시간에 발생했다. 최모군(16)에 따르면 종료 벨이 울리기 전에 최군이 나가려하자 교사가 이를 제지, 최군이 반항하자 밀고 넘어지는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급기야는 교사가 그의 목을 잡고 머리를 바닥에 수차례 부딪게 하는 폭행으로 이어졌다.
물론 교사쪽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학생의 폭력에 위협을 느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실은 불량배들이 치고받는 장바닥이 아니다. 학생들끼리의 다툼도 엄중히 다스리며 폭력의 부당성을 가르쳐야 하는 곳이 학교다. 그런데 오랜 경험을 가진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미성년 학생의 머리에 끔찍한 피멍을 남긴 것이다.
교사의 학생에 대한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우선 폭력 자체가 위법이다. 전국의 모든 교육구 모든 학교의 규정이 물리적 체벌은 물론 언어적 폭력까지 엄금하는 곳이 미국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폭행은 가정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 사랑의 매를 들었던 한인 부모들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을 우린 여러 차례 보아왔다. 학생의 몸에 긁힌 상처나 멍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의무 중 하나다.
이번 사건을 교육적 차원의 체벌로 보기는 어렵다. 학생의 반항에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한 교사의 폭행 쪽에 가깝다. 학생의 수업태도가 나쁠 수도 있다. 반항의 도가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사태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교사가 할 일이다. 상황이 너무 악화되었다면 주먹을 휘두를 게 아니라 교장이나 학교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야 한다.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감정조절임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최군과 이 교사의 관계는 학기 초부터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몇 차례 학교측에 시정요청을 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필수도 아닌 목공수업을 계속 듣다가 이처럼 불행한 사태를 빚기 전에 학교 측에서 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 주지 못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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