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뱅크·BOA 서비스 잇달아 시작
장소·시간 상관없이 인터넷 되면 가능
보안도 기존 인터넷뱅킹과 같은 수준
사용한 만큼 셀폰요금 나오는 게 부담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2주 휴가를 떠나기 시작했는데 공항 가는 길에 부치려고 생각했던 모기지 페이먼트를 부엌 식탁 위에 놓고 온 것이 갑자기 생각났을 때, 아니면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데빗 카드로 돈을 내려고 줄 서 있는데 구좌에 잔고가 충분한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질 때가 있다. 이런 일은 어쩌다 가끔이라도 생기면 귀찮을 뿐만 아니라 페널티다, 과다인출 벌금이다 비용도 많이 드는데 여러 가지 은행 관련 문제의 해결사로 셀폰이 등장했다.
지난 주 시티뱅크는 온라인 뱅킹 업무 중 다수를 셀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전국적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번 주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그 뒤를 이어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셀폰의 인터넷 연결 속도가 빨라지면서 셀폰을 서비스 도구로 이용하려는 은행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새 무료 서비스는 인터넷 접속이 되는 셀폰을 가진 고객들이 구좌의 잔고를 확인하고, 청구서를 지불하고, 계좌간 자금 이체를 셀폰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2,100만명이 넘는 온라인 사용자를 가진 이 은행은 셀폰 서비스를 인터넷 뱅킹의 연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화의 작은 스크린에서 구좌 정보를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텍스트 위주로 과도한 그래픽을 삭제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전송되고 표시되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이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모든 휴대 전화기의 85%에 근접하는, 인터넷 접속이 되는 셀폰은 거의 모두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객이 어느 셀폰 회사 고객이건 상관없고 전화로 온라인 뱅킹을 하기 위해 특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다.
반면 시티뱅크는 ‘시티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과거 시티뱅크도 WAP 방식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너무 느린데다 더 빨라진 무선 데이터 네트웍에 연결할 수 없는 전화기를 사용하는 고객도 많아 바꾼 것이다.
시티뱅크 고객들이 시티 모바일에 가입하는 방식은 구식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나 전화, 아니면 은행 창구에 가서 자신의 셀폰 번호와 회사 이름, 셀폰의 모델을 알려주어야 한다. 시티 모바일 소프트웨어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서비스를 사용하는 전화기 100종 정도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아직 T 모빌 고객들은 이용할 수 없고 삼성 블랙잭 같은 최신 기종도 불가능하다.
어쨌든 시티 모바일에 가입하면 곧 전화기에 시티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웹 주소가 문자 메시지로 뜨는데 전화기마다 그 방식이나 시간이 조금씩 다르므로 시티뱅크 웹사이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컴퓨터 옆에 앉아서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시티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전화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데 1분30초쯤 걸리고 고객이 선택한 암호를 정해 놓고 나면 3번의 클릭으로 체킹 구좌의 잔고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거래 내역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어느 수표가 누구에게 불됐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또 ATM이 어디에 있는지도 가르쳐 주고 단추 하나 누르면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과 통화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의 보안 정도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이다. 시티뱅크는 새로운 수취인은 전화로 추가하지 못하게 하므로 컴퓨터로만 해야 한다. 더욱이 전화기에는 시티 카드 번호의 마지막 4자리 수만 저장된다. 만일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수분 내로 전화기를 통한 접속이 차단된다.
블루투스가 장착된 전화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화기에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매번 쳐 넣어야 하는 암호 없이는 인포메이션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소프트웨어가 깔리면 시티 모바일은 일반 온라인 뱅킹 서비스와 똑같은 속도로 이용할 수 있지만 특정 지역 셀폰 네트웍의 질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서비스는 초고속 무선 네트웍만큼 빠르지만 요즘 은행업계 추세는 휴대 전화용 뱅킹 소프트웨어를 따로 제공하는 것이다. AT&T는 뱅코프사우스, 선트러스트, 와코비아를 포함한 몇 개 은행과 함께 공통으로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회사 파이어손이 개발 중인,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셀폰에 미리 설치할 수도 있는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자기 전화를 가지고 혼동 없이 은행 업무를 보고, AT&T 같은 회사는 전국의 수백개 은행마다 다른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파이어손과 같은 방식 덕분에 가까운 장래에 셀폰은 PC보다 훨씬 더 유용해질 듯싶다. 계산대에서 셀폰을 흔들기만 하면 모든 구매에 대한 지불이 끝나도록 셀폰의 기능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전에 이 무료 모바일 뱅킹이 극복해야 할 중대한 장애물이 있다. 바로 비용이다. 은행은 전화로 하는 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지만 셀폰 회사들은 사용한 데이터의 용량에 따라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시킨다. 사용자에게는 불가해한 일이지만 모바일 뱅킹을 동네 ATM에 가듯 마음 놓고 이용하다가는 전화요금을 상당히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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