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연방국세청(IRS)도 해외 조세 천국(offshore tax haven)에서 벌어지는 탈세에 대해서는 힘도 제대로 못쓰고 있다. 연방의회 조사기관인 회계국(GAO)은 IRS의 에이전트와 매니저들이 해외 탈세를 포착했더라도 3년 수사 기한에 맞추지 못할까봐 많은 경우 감사를 포기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 조사는 해외 조세 천국을 이용하는 납세자들의 고의적인 지연작전에 IRS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으며 해외 탈세 수사의 경우 보통 2년 반이 걸리고 있어 많은 경우 아예 초동 수사단계서 감사를 포기하고 있다는 에이전트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3년 기한 때문에 감사 포기 사례 빈발
해외 정보 입수난 등 수사 어려움 많아
해외 탈세 급증 불구 조세당국은 소걸음
GAO 조사에서 많은 IRS 에이전트들은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감사를 조기에 중단하고 때로는 애초에 감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해외 탈세는 급증하고 있다. IRS에 의하면 2003년중 소득미보고로 인한 탈세는 3,000억달러였으며 그 때 이후 연간 탈루액은 4,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중 조세천국으로 빠져나간 액수는 일부지만 탈세는 더 악질적이다. 미국밖 주로 작은 섬에 위치한 조세천국에서는 세금도 아주 적고 미국 조세 당국에 제공해야할 개인 정보도 최소한에 그쳐 조세천국을 이용하는 납세자는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GAO조사에 의하면 감사에 걸린 납세자의 미납 세금액수는 오프쇼어 조세천국의 경우가 미국내의 경우보다 두배나 많아 약 5,800달러였다.
감사가 3년 이상 허용되는 한정(limited)된 수의 감사는 미납 세액이 3배나 많아 1만7,500달러였으며 4년 내지 5년 이상의 장기 감사가 허용되는 소수 케이스의 경우는 거의 10만달러로 치솟았다.
소득을 해외로 빼돌리는 탈세 행위가 급증함에 따라 강력한 방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소득을 의도적으로 낮춰 보고함으로써 연방정부가 잃는 손실은 연간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대부분 미국내 자영업 또는 가족 비즈니스에 의해 이뤄지며 오프쇼어 조세 천국으로 빠져나가는 세액도 수백억달러는 될 것이라고 민주당 의원들은 주장했다.
상원 재정 위원회 의장인 맥스 보커스 위원은 매년 수 조달러가 합법 및 비합법적 거래를 통해 미국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조세 구조를 훼손시키는 해외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하지만 조세천국을 이용한 탈세 규모는 아직 정확한 파악 조차 불가능하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IRS는 은행이나 투자회사 등 재정기관을 통한 거래에 의존해 파악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두 개의 큰 구멍이 뚫려있다. 관계기관에 보고되지 않은 소득과 해외서 발생한 소득은 거의 통제 불능 상태다. 미시간 대학 루벤 요나 교수는 국제 세금 조작을 통해 입는 미정부의 손실액은 50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오프쇼어 조세 천국에 대한 감사는 다반사로 좌절된다. 납세자의 교묘한 회피 전술과 해외 기관으로부터의 재정 정보 입수의 어려움, 오프쇼어 거래의 기술적 복잡성 때문에 감사 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GAO는 12개 사례를 직접 조사했는데 많은 에이전트와 매니저들이 수사상 현실적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IRS가 4년에 걸쳐 수사했던 미국내 및 조세 천국에 비즈니스를 차려놓고 탈세를 시도했던 한 사업가의 케이스가 대표적 사례. 이 기간동안 소환 20차례, 서류 제출 요구 23회, 출두 회피 5차례, 수사 정보 제공 요구 거부 2회가 포함되는 집중 장기 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IRS는 조세 천국으로 빼돌린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만큼 수사가 어렵다.
또 3년이란 감사 기한은 심각한 걸림돌로 지적됐다. IRS 감사는 3년 이상 수행될 수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만약 수사결과가 미흡하거나 밝혀낸 미납세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에이전트 자신이 곤란한 입장에 빠지게 된다.
GAO조사에서 많은 에이전트와 매니저들이 많은 케이스들이 혐의가 짙지만 시간 불충분으로 조사에 착수하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감사 대상으로 분류됐던 많은 케이스들이 ‘검토(surved)후 종결처리 됐다고 털어놨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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