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 시애틀에 설립된 이후 지난해 11월 이전한 영창악기 미주법인 랜초 도밍게스 사옥.
영창악기 미주법인의 임직원들은 최고의 품질과 고객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올 연말까지 미주 시장의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에 차있다.
‘맑은 소리 고운 소리’ 반세기
“맑고 고운 소리, 영창 피아노∼ 맑은 소리 ♪♪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 영창”영창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피아노 소리가 담긴 광고 음악은 한인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법하다. 지난 1956년 탄생, 지난 50여년간 한국의 대표 악기 전문업체로 성장한 영창악기는 이제 전세계에서 판매되며 세계 최우수 종압악기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제2의 창업’ 시기를 걷고 있다.
84년 미 진출 고난 딛고 제2창업… 80개국에 수출
세계 최고악기업체로 발돋움
■영창악기의 경영 이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세계 80여 나라에 악기를 수출하고 있는 영창악기의 브랜드 파워는 단연 품질에서 시작된다.
56년 영창악기가 한국 최초로 완제품 피아노를 생산한 이래 영창악기는 품질 우선주의와 기술 제일주의를 핵심 경영 이념으로 삼아 왔다.
피아노 음질과 음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향판을 알래스카 스푸르스 통재(Spruce,가문비나무)만을 사용하는 등 부품마다 최고급 원자재를 사용하는 것 역시 품질을 최고로 생각하는 업체의 기업 이념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피아노의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스타인웨이’ 자회사에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연주용과 가정용 피아노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피아노 제조기술과 품질을 전세계 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기까지 IMF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략 등으로 한때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 최고의 악기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영창악기는 올 3월 피아노 부문 8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 7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 등의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영창악기의 시련과 제2의 창업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영창악기는 연간 14만대의 피아노를 생산하며 세계 피아노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98년 최고 전성기에는 미국시장 점유율이 35%에 달했다.
상업광고에 출연하지 않기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이 영창악기의 광고에 출연할 정도로 영창악기의 명성은 세계적이었다. 하지만 해외투자 확대에 나섰던 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그 동안 지난 84년 첫 미주진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던 미주시장 내 매출도 동반 하락, 수백개에 달하던 미 전역의 딜러망 마저 무너졌다.
그러나 영창악기는 지난해 5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제조 및 마케팅 부문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출신 박병재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재도약을 향한 힘찬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사업 부진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부분도 현대산업개발의 인수로 모두 정상이 됐고 사업 부분이 탄력을 받으며 종합악기 업체로 재도약하기 시작했다.
영창악기의 영창디지털피아노는 중·저가 제품 브랜드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프리미엄급 고가 제품의 경우 미국산 디지털악기 전문업체 ‘커즈와일’(KURZWEIL)로 통일하는 브랜드 이원화 정책을 통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영창’ 브랜드만으로는 기존의 보급형 제품 이미지를 탈피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 여기에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중국산 제품의 가격 분리를 통해 소비자의 저변 확대에도 나선다는 차별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북미시장 영업망 복구
영창악기의 미주법인의 설립은 지난 84년 1월이다. 당시 시애틀에 본사를 차리고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영창악기는 지난해 LA인근 랜초 도밍게스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창악기 미주법인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약 6개월간 삼익악기가 한국 본사를 인수해 경영하는 동안 삼익악기 측이 미주지역의 영업망을 자사로 일원화하는 바람에 독자적인 북미시장에서의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서 북미시장 판매가 정상화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판매망 및 기술 개발센터를 살피기 위해 LA를 방문했던 박 부회장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딜러 등 네트웍의 확립”이라며 “현재 약 150여개 딜러망을 300개로 배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주시장 점유율 5%를 올 연말까지 1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아울러 지난 90년 인수한 미국의 디지털 악기 전문업체 ‘커즈와일’과 ‘영창’에서 품질 우선주의로 빚어진 세계 최고수준의 신제품을 통해 세계적 종합 악기회사로 새롭게 탄생한다는 각오를 내 비췄다.
(310)637-2000
홍기영 법인장 인터뷰
“품질·서비스 모두 세계 수준”
“세계적 종합악기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창악기의 홍기영(사진) 법인장은 글로벌 판매의 달인으로 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다. 미국 주재원으로 LA를 찾은 것은 벌써 2번째. 지난 87∼92년 현대자동차의 미주법인에 판매담당 주재원으로 나와 당시 현대차의 미주 시장 공략 모델이었던 ‘엑셀’의 판매를 지휘한바 있다.
지난해 영창악기의 미주법인에 취임한 홍 법인장은 “자동차 판매와 피아노의 판매 방식은 예상외로 모든 것이 똑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30년간 경험한 마케팅 노하우를 그대로 살려 영창악기의 미주 판매를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법인장이 밝히는 영창악기의 미주 시장 공략 전략은 크게 2가지로 ‘품질’과 ‘서비스’이다.
“영창악기는 세계에서 야마하와 함께 피아노의 전체 생산공정을 할 수 있는 단 2개 업체중 하나”라는 홍 법인장은 “품질은 이미 세계 정상의 수준에 있는 만큼 서비스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창악기는 미 전역의 딜러십에 있는 악기 기술자를 대상으로 정기 교육을 실시하고 제품의 최종 출시 이전에 마지막 사전 점검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이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12년 워런티라는 보장 프로그램을 통해 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
홍 법인장은 “향후 전세계 악기 시장에서는 소수 기업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며 “영창악기는 현재의 뛰어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가운데 우뚝 섬으로써 한인 업체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게 될 것이며 아울러 피아노 이외에도 모든 악기를 생산, 판매하는 종합악기업체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연혁
1956년 11월 영창악기제조주식회사 설립
1964년 2월 서울 영등포 부지에 공장 건립
1971년 4월 자체 브랜드로 피아노 수출 개시
1984년 1월 미국 현지법인 설립
1984년 6월 한국 악기업계 최초 기업공개
1984년 11월 캐나다 현지법인 설립
1987년 3월 인천 가좌동 초현대식 악기공장 준공
1990년 6월 미국 커즈와일사 인수
1990년 7월 보스턴에 R&D 연구소 설립
1991년 8월 워싱턴주 타코마에 목재공장 설립
2003년 4월 전자악기사업부 ‘커즈와일’로 분사
2006년 5월 현대산업개발 그룹으로 편입
2006년 11월 영창악기 창립 50주년
글 김진호·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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