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주미한국대사
이태식 주미대사는 12일 시카고 대학 국제관에 마련된 ‘양국 대사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북한의 핵을 꼽았다. 동북 아시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지만 안보 사안으로만 다뤄서도 안되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접근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경제 문제 등 다각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6자 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외교 정책이 독립적이긴 하지만 상당한 경제적 의존도 등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중국이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에만 전적으로 의지할 순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혈맹에서 정상국가 사이로 전환 중으로 최근 상당히 느슨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나 남북 대치 상황을 결코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식 대사는 북한 문제 관련 한국의 최대 목표를 ‘한반도의 평화’라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일단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나면 동북아에 유럽 나토와 같은 집단 안보 보장 체계를 도입, 북한의 안전을 약속해 영구적 평화 확보를 시도할 방침이다. 불확실한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 그는 최근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징조가 있다며 한미 양국이 계속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 말미 북한 및 이란 핵문제 관련 국제사회의 대처가 사뭇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사는 이란은 아직 핵물질을 추출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미 상당량을 추출해 보유 중이라며 대처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은 특정 조건에서 핵 포기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데 반해 이란에서는 우라늄 농축을 멈추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전시작전권 환수와 FTA 타결은 한국의 역동성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까지 논란이 됐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 및 한국의 자주국방 정책과 관련, 버시바우 대사는 나날이 발전해가는 한국의 활기찬 사회는 물론, 한국군의 성장 및 주한미군 재배치 필요성이 맞물려 제기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간 군사적 협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시작전권이 환수된다 해서 그것이 결코 동맹의 종료를 의미하진 않는다며 새로운 시스템에서 군사협력을 계속하고 북한에 평화적 정권이 들어서 군사적 대치 상황의 수준이 낮춰지기까지 한미 양국은 언제나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 그는 한국과 미국이 항상 밀접하게 공동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위협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낮은 편이라며 한미간 어느 정도의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또 6자 회담에서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상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버시바우 대사의 생각이다.
한국이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대해 대사는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방문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이 실행될 경우 이는 더 활성화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찬성을 표시했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직 취업비자(H1-B) 할당제에 대해선 그것은 미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신속협상권한(TPA)에 해당되지 않는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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