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농업>
관세, 쿼타 철폐 수출·수입 모두 증대
무역업에 종사하는 미주한인들에게는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의 가장 큰 걸림돌인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쿼타, 세이프가드 등 각종 무역장벽이 철폐되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않는 수출입 제도적 측면의 장벽도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남가주해외한인무역협회(회장 박병철)는 FTA 체결로 한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는 한편 관세 인하 등으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대미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보석, 악세서리, 피혁, 전자 부품 등의 한국 제품이 디자인과 품질의 우수성을 앞세워 잃었던 경쟁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병철 회장은 “자유무역과 개방경제가 무역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FTA체결을 지지해왔다”며 “그동안 중국산에 밀렸던 한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살아나면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은 한국산으로 수입라인을 바꾸겠다는 회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분야는 세계 최대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산 농업제품의 대한 수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쇠고기의 한국 수출만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뼛조각 쇠고기 금지조치로 묶여있던 ‘LA갈비’와 꼬리곰탕 등의 대한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한인정육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 들여오는 식품 품목도 다양화될 것이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산 다양한 과일과 농산품을 미주한인들이 접할 수 있게 되고 가격 인하 효과도 있다.
<교통·물류업>
통관절차 간소화 교역량 급증
항공, 해운, 택배 등 교통과 물류 업계도 FTA 체결을 반기고 있다.
한국으로 수출이 되거나, 미국으로 수입이 되든지 물품을 수용해야 하는 이들 업종에게는 윈윈 플러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항공사는 FTA가 체결되면 화물 교역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미주본부 김명락 차장은 “전통적으로 화물량이 늘어나면 승객수도 함께 증가했다”며 “이미 세계 1위 화물수송 항공사인 대한한공은 늘어나는 물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사들도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운사들은 미국 내 통관절차 간소화로 화물 운송시간을 3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화물·세관 절차 간소화로 화물과 택배의 통관도 현재의 2~3일에서 당일 처리되는 신속 통관절차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FTA가 체결되면서 미국이 이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한국인의 미국 무비자 입국도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인적 교류 증가로 한인사회 관광과 호텔, 소매업계는 상당한 매출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조환동 기자>
<자동차>
한국산 차량 8억달러 수입 증가 다양한 고객 확보
현대모터아메리카(HMA)와 기아모터스아메리카(KMA)는 FTA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HMA와 KMA는 최근 몇 년간 달러대비 원화의 가치 상승으로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수익성과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HMA와 KMA의 미국내 수입은 총 69만3,124대(87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반면 GM과 포드 등 미국차의 한국 수출은 5,024대(1억4,207만달러0에 불과했다.
당장 한국차 업계는 이번 관세 철폐로 연간 8억달러의 한국산 차량의 수입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9%를 차지하는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가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합의안은 HMA와 KMA의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 트럭은 미국의 자존심인 만큼 한국산 픽업트럭의 수입이 이뤄졌을 경우 그 의미 면에서 한국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 재고 효과와 라인증가에 따른 한국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됐다”며 “1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메이커의 경우 도요타는 툰드라와 타코마, 닛산 타이탄, 혼다 릿지라인 등의 픽업트럭을 판매, 미주시장 내 다양한 고객층을 형성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로서는 8%인 한국 관세가 없어지면서 약 10%의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그러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려했던 미국산 일본차는 물류비용과 생산비용 등을 감안, 당장 한국으로의 수출 증가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진호 기자>
<식품·주류>
소주·김치 가격인하 한인소비자 직접 혜택
식품은 한국 시장이 크게 손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미국시장을 개척한다는 입장에서 미국으로의 수입량이 늘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실질적인 관세 인하효과가 발생하면 소주 등 주류에서부터 장류, 김치류 등 온갖 농산물 및 식품 가격이 떨어져 한인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입게 되고 나아가서는 미주진출 전략 품목의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LA aT센터) 김학수 지사장은 “관세뿐 아니라 검역등에 있어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게 되면, 한국 농업계에서도 파프리카 등 전략품목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배형직 기자>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FTA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배에서 내린 현대자동차들이 롱비치 항에서 줄지어 서있다>
한국산 제품 가격 인하효과 기대
<섬유>
가격 경쟁력 강화로 ‘유리한 고지’점령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한미 FTA 타결로 관세가 철폐돼 가격절감이 이뤄짐에 따라 한국산 섬유는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산 섬유 수입단가 하락은 LA 의류시장에서 좋은 뉴스다. LA 의류시장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의류가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고 세련된 섬유가 유리하다.
한인의류협회 명원식 회장은 “앞으로 중국보다 한국에서 의류를 만들어 수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는 등 FTA 타결은 한인 의류도매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 회장은 관세 철폐로 가격 인하가 기대되는 만큼 바느질 솜씨가 훨씬 낫고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는 한국에서 의류를 만들어 가져오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동휘 기자>
<식품·잡화>
한국산 과일·농산물 품목 더 다양화 할듯
한국에서 들여오는 품목이 다양화될 전망이다. 한인 식품수입업체들은 농산물의 경우 복숭아 등 한국산 과일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한인 농산물 수출입업체 ‘가보’는 “지금까지는 배, 밤 등 미국에서 소비가 미비한 품목을 주로 수입해 왔으나 FTA 타결로 한인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과일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한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한국산 농산물을 접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 잡화도매업소들의 수입선은 주로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FTA의 타결로 한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LA 다운타운 소재 GBK 인터내셔널의 피터 김 사장은 “고객들이 한국산 제품의 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수입 가격이 내려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한국에서 수입하는 양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동휘 기자>
<관광·호텔>
한국 방문객 급증… ‘무비자’조기실시 기대
<관광과 호텔업계는 FTA 타결이 한국인의 LA 방문을 크게 늘어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운의 관광과 숙박 그리고 택시 등 서비스업계들이 이번 한미 FTA 타결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과 호텔업계는 이번 FTA 타결이 한국인의 LA 방문을 크게 늘어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FTA 체결과 함께 연방정부가 추진하고 하고 있는 한국인 무비자 미국 입국 실시 시기가 보답 차원에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주관광 박평식 사장은 “그동안 비자 문제로 미국 방문을 꺼려했던 한국인 수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FTA 타결로 지난 88년 올림픽 전후 실시됐던 한국의 여행 자유화 정책으로 2~3년간 발생했던 미국 방문 바람이 또다시 불 것으로 예상된다. LA 한인 관광업계의 파이를 크게 부풀리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든 스위트 호텔의 주우인 전무도 “FTA 타결은 타운내 호텔 등 서비스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비즈니스 여행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타운 호텔들이 이들을 위해 비즈니스 센터 설치 등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솔린 가격 인상 등으로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택시업계도 이번 FTA 타결이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H택시의 강모씨는 “타운에 한인 인구가 늘어나면 택시업계로서는 좋은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숙이나 아파트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과 알링턴 인근에서 하숙업을 하고 있는 장숙자씨는 “그동안 대부분 하숙을 하는 사람들이 학생이었는데 최근에는 지상사 주재원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단기적으로 LA에 거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번 FTA 체결은 하숙업자들에게 좋은 소식”라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전문직 서비스>
법률·의료등 단기 효과보다
‘한국진출 옵션’선택폭 확대
법률, 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업에서는 시장이 상호개방되더라도 당장의 파급효과는 없겠지만, 미주 한인들의 경우 ‘한국으로의 진출’이란 옵션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당장은 한인 한의사들이 미국 한의사 면허를 갖고도 한국에서 임상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왔기 때문에 미주 한인 입장에서 전문직중 가장 수혜를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유학생들의 경우 미국내 정착과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옵션을 갖게 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한국에서 배출되는 한의사도 많아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생활터전을 미국에서 잡은 한의사들이 굳이 한국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어 무더기 한국진출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빌리 남 가주한의사협회 사무국장은 “한국의 한의사들이 한인타운으로 진출하게 되면 좁은 시장을 다시 나눠야하기 때문에 경쟁이 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은 개인자격으로 볼 때 협상 체결이후에도 당장의 큰 영향은 없다.
현재 미국 변호사들은 한국에서 변호사가 아닌 ‘외국법 컨설턴트’(Foreign Legal Consultant)로 지칭되고 있지만, 한국 대형 로펌에는 이미 상당수의 한인 변호사들이 진출해 일하고 있다.
호칭만 변호사로 불리지 못할 뿐 한인변호사들은 원할 경우 한국에 진출해 좋은 대우를 받으면 일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시장이 개방되더라도 당장 한인 변호사들의 러시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사 양 한인변호사협회(KABA) 회장은 “이곳에서 활동하는 개인변호사들보다는 대형 미국 로펌이 지사형태로 진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면서 “이럴 경우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한인 변호사들이 선호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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