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호목사(헌츠빌침례교회)
우리들의 전통적인 문화는 손님을 초대하여 식사를 준비하고 그리고 많이 먹게 권유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먹을 것이 풍부해진 현대에는 많이 먹게 권유하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때로는 초대한 사람의 성의를 보아서 먹을 수 없는데도 먹어주어야 하는 때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미덕이나 율법이라도 그 본질과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 미덕이나 율법은 유익보다는 해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좋은 관습과 율법은 자연과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행복과 풍성함과 가치를 위하여 꼭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율법을 주었다. 그리고 나의 삶 가운데서 율법을 거울로 삼아 나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도 하신다. 이렇게 율법을 통하여 나 자신을 보았을 때 완전하지 못한 인간으로 겸손하여지기도 하고 남들의 부족을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율법의 본질이 바로 이해되지 않고 우리들의 상황에 맞게 바르게 사용되어 지지 않을 때 이 율법은 우리들의 인간성과 우리 주위의 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도구로 변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율법을 지킬 때는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과 나 자신을 구별하며 교만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무시하게 된다. 이는 사람의 관계와 나 자신을 위한 율법이 사람과의 관계를 파괴하며 나의 인격을 추락시키는 도구로 변하는 순간이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이 볼 때에는 율법을 잘 지키고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에는 지키지 않는 거짓된 인간이 되기도 한다. 이는 율법으로 인하여 의식적인 인간이 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우리를 풍성하게도 하고 관계와 인간성을 파괴하기도 하는 율법을 나 스스로 바르게 지키려고 하여도 잘 되지 않는다. 때로는 이 율법을 지키지 못함으로 인하여 죄 의식이 우리들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신앙생활은 자유한 대신에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의 존귀한 자긍심이 손상되기도 한다. 이러므로 나의 생의 고귀한 꿈과 삶의 방법을 스스로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그러나 율법의 본질을 분명하게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율법 가운데에 녹아져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세상을 다스리는 진리를 깨닫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이해하여 은혜 안에 사는 사람이 율법을 지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매너와 지혜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 율법은 나와 나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율법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더욱 신뢰와 사랑의 관계로 발전하게 만든다. 그러나 더러 율법을 지키면 축복을 주신다는 막연한 이해가운데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율법을 지킴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단순한 생각만을 가지고 율법을 지키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정기적인 때에 예배를 드려야 하고, 십일조를 하여야 하고, 선교를 하여야 하고, 이웃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율법에 매여 있는 상태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율법을 온전하게 수행하지 못함으로 죄의식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지 못하는 사회 구조가운데 살고 있으면 적당하게 신앙생활을 의식화시키기도 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생활은 사람들에게 식상하게 보여 질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에 있는 교회와 성도는 아무리 많아도 세상을 변화시키지를 못한다. 그리고 교회에서 선포하는 말씀과 하나님의 권위까지 떨어지게 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율법을 주신 그 은혜와 율법의 본질을 아는 것은 율법 안에 하나님의 능력과 생명이 있음을 경험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율법을 나의 삶에 즐겁고 쉽게 적용하게 되는 것은 바른 신앙생활이 됨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며 교회와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높이는 것은 복음을 바르게 전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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