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때 잘해
우리 귀에 익숙한 ‘ ~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 ‘로 시작하는 트로트곡이 있다. 직업병인지 몰라도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가사가 투자와 재정계획의 핵심주제란 생각이 자주든다. 정말 버스가 떠난 후에는 손을 열심히 흔들어 봐야 아무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의 제한된 시간과 자산, 그리고 생산능력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검정부터 분홍색까지 다양하게 색칠해 질 것이다.
연습, 웜업 그리고 라운딩
나는 골프를 부지런한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라고 생각하는데 바쁜 생활속에서 소중한 시간을 쪼개 잘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디캡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가에 달렸다기 보다는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에 달려있다. 실력향상은 트레이닝과 플레이 타임의 적절한 조화에서 시작된다. 모든 시간을 골프장에서 보내거나 반대로 연습장에서 연습공만 때린다고 결코 싱글의 반열에 들 수 없다. 자신의 핸디캡, 실력 그리고 장단점을 고려해 트레이닝과 플레이 타임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골퍼들은 연습과 웜업 그리고 라운딩을 마구 혼합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연습은 연습, 웜업은 웜업 그리고 라운딩은 라운딩’ 즉 각 시간의 목적대로 사용되야 한다. 먼저 연습시간에 무작정 공을 치는 것보다 특정한 주제를 설정하길 바란다. 롱게임, 숏게임, 퍼팅처럼 크게 잡는 것보다 스윙플레인, 템포, 피니쉬, 치핑, 로브샷 등 되도록 문제점을 중심으로 세분화해야 그 효과가 있다. 물론 라운딩할 때는 반드시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이 기술적으로 잘못된 지는 라운딩 후에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라운딩전 웜업은 자신의 몸 상태와 라운딩할 때 필요한 샷을 연습하면서 몸을 준비시키기 위한 것이지 연습시간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웜업시 자꾸 슬라이스가 나면 라운딩 초반에 이 점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연습이나 라운딩 후 발견된 내용을 간단히 메모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의 후반을 준비하라
필자는 은퇴를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정의하는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 두는 것을 은퇴라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은퇴는 재정적인 독립 즉 일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관계없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재정계획의 표본을 성경의 요셉의 이야기에서 찾는데 그가 애굽의 총리로 있었을 때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을 철저한 계획과 관리를 통해 잘 대처하여 나라와 백성들을 살린다는 내용이다. 부모 슬하의 보호와 교육의 시간을 제외하면 우리 인생의 반 즉 30, 40년은 경제활동 나머지 반은 경제활동시 비축한 자산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비경제 활동시간으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사회보장국 (SSA)의 2005년 은퇴소득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59%는 사회보장과 연금, 17%는 개인저축 그러나 불행하게도 25%는 풀타임이나 파트타임의 일에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금제도의 급속한 감소, 베이부머의 은퇴와 평균수명의 연장을 감안한다면 사회보장연금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이는 2041년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짧게 말하면 앞으로 은퇴할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저축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저축한 자산을 각자의 재정적 상황 즉 나이, 목표, 투자시간, 위험감수율 그리고 세금등 여러 요소들을 세밀하게 분석해 준비된 은퇴계획에 따라 자리매김을 하고 모니터링을 해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새집을 짓는것보다 잘못 지어진 집을 부수는 것이 더욱 어렵지 않은가? 정말 있을 때 잘해야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은퇴는 비경제활동의 시작에 불과하다. jaesp@hanmi.com
(213) 347- 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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