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라면서 안경에서 영원히 해방된 줄 알았던 베이비 붐 세대들이 40세와 50세 생일 사이의 어느날 깨닫게 되는 잔인한 현실이 있다. 갑자기 신문의 활자가 작아보이고 자동차 대시보드의 계기판이 흐릿해지며 식당의 메뉴와 물건의 가격표를 읽을 수 없게 된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다시 안경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번에는 온갖 약들이 진열된 선반 맨 끝에 자리잡고 있는 값싼 플래스틱 안경이면 충분하지만 그런 물건은 노인들이나 쓰는 것이라고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거나 코끝에 걸쳐 놓고 있는 일은 그들의 부모 세대에게나 어울리는 일이지 평생 젊음을 지향해온 이 세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콘택트렌즈 제조술도 많이 발달해 요즘은 안경없이 가까운 것, 먼 것, 그 중간 것을 다 볼 수 있게 해주는 콘택트 렌즈도 있다. 다중초점 렌즈라고 불리는 이 콘택트렌즈는 사실 나온지는 10년쯤 됐지만 최근들어 크게 품질이 개선됐다.
먼 데 가까운 데 다 잘보이는
‘다중초점 렌즈’품질 좋아져
연 몇백달러면‘안경없는 젊음’
잘만 맞춰 쓰면 다른 방법만큼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착용자가 머리를 움직이거나 숙이지 않고도 모든 거리를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이 다중초점 렌즈는 대부분 3가지 처방이 과녁처럼 동심원을 그리고 있는 모양의 비구면 렌즈다. 먼 거리는 가운데, 중간이 그 다음, 가까운 것은 맨 바깥으로 보도록 되어 있다. 쓰기 편안한 소프트렌즈도 있고 더 선명하게 보이는 하드렌즈도 있다. 원시교정을 위해 콘택트렌즈를 맞춤 제작해야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2주 또는 30일 동안 쓰고 버리는 소프트 제품을 그냥 구입해도 괜찮은 사람도 많다.
가격은 렌즈 타입과 맞춤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년분에 보통 200~500달러이며 개개인의 경우에 따라 의사 방문 횟수가 많아지면 렌즈 맞춤 및 부착비가 더 많이 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적으면 보험의 코페이먼트, 많으면 1,000달러 정도 든다.
이 분야의 전문가는 대부분 검안의들로 여러 제조사의 샘플을 쌓아놓고 환자들에게 시험 삼아 써볼 것을 권유한다. 그렇게 주요 제조사 제품을 시험하고 있는 뉴욕의 검안의 배리 파카스는 노안 환자의 경우 성공률이 하드렌즈는 75~80%, 소프트 렌즈는 60~70%라고 말한다. 렌즈에 익숙해지는데 보통 1~2주일이 걸리며 개중에는 어두운 곳에서는 안경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다중초점 렌즈를 대신하는 것이 한 눈의 시력은 먼 곳이 잘 보이게 하고 다른 눈은 가까운 것이 잘 보이도록 렌즈를 처방하는 ‘모노비전’이다. 모노비전의 이점은 잘만 적응하면(전체 인구의 반 정도만 가능하다) 두 눈을 다 쓰지 않아서 그렇지 가까운 것, 먼 것 모두를 완벽하게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처음에는 모노비전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몇 년 후에 다시 시도하면 잘 맞기도 한다.
모노비전은 수술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원시란 15~20년간 진행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40대에 수술한 사람은 나중에 다시 돋보기가 필요해진다.
한쪽 눈이 지배적으로 우세한 사람에게는 이중초점 안경과 비슷한 이중초점 렌즈가 효과적이다. 안경처럼 먼 거리는 윗부분, 가까운 거리는 아랫부분으로 보도록 되어 있지만 렌즈를 제 위치에 딱 맞게 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렌즈가 눈 안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가까운 것을 보는 부분을 조금 두껍게 변형시키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성공률은 40~50% 정도다.
콘택트렌즈를 쓸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인구의 5~10%는 심한 앨러지나 기타 조건 때문에 렌즈를 끼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 흔해지는 안구건조증 또한 문제다.
콘택트렌즈를 쓸 수 없는 사람들의 노안 문제를 해결하려 여러 가지 절차와 제품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원시 교정을 위한 레이저 수술도 임상 실험단계고, 백내장 수술을 받는 사람들에게 하는 렌즈 이식 또한 원시와 근시를 모두 교정시킬 수 있으나 FDA는 백내장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아직 렌즈 이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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