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커피는 속쓰려 사양” 사람들 겨냥
‘심플리 스무드’등 틈새시장 파고들어
미국 전체 커피매출의 10% 잠식 기대
지난 몇 년간 커피 시장은 최고의 맛을 가진 브랜드를 가리자는 전쟁터였다. 맥도널드와 던킨 도너츠가 스타벅스와 한판 승부를 벌였고 카리브 커피, 피츠 커피 & 티 등 수많은 다른 브랜드들이 경합했다. 그런데 수십 년간 수퍼마켓 진열대를 듬직하게 지켜온 폴저스가 그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바로 더 이상 진한 커피는 마시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을 겨냥해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부드러운 커피를 내놓은 것이다. 폴저스의 신제품 ‘심플리 스무드’는 위에 부담이 돼서 커피를 덜 마시거나 끊었다는 미국 사람 3,000만~4,000만명을 겨냥한 것이다.
현재 시장에는 소위 ‘스토막 프렌들리’ 커피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폴저스의 모회사 프록터 & 갬블이 지난해 봄에 내놓은 ‘심플리 스무드’ 이외에도 커피 레전즈의 젠틀 자바, 퓨로스트 로 애시드 커피 등 군소 브랜드 제품이 몇 가지 있고 독일에 있는 한 회사는 벌써 몇 십년 동안 이 틈새시장을 상대로 마케팅을 해왔다.
미 전국으로 확대시킬 계획 아래 텍사스에서 ‘이데 카페’를 시험 판매중인 독일 회사 J.J. 다르보벤의 수출담당 전무 크리스토프 텍트마이어는 “‘마시면 속이 쓰려 커피는 사양하겠다’고 말하는 사람, 텀스와 넥시엄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겨냥하는 손님들”이라고 말한다.
커피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위장을 불편하게 하는 또 다른 음료인 오렌지주스도 달라지고 있다. 2003년에 트로피카나는 민감성 위를 가진 소비자를 위해 산도가 낮은 오렌지주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처럼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료시장을 확대되고 있으나 저명 소화기병 학자 중에는 커피가 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비롯한 몇 가지 음식과 음료를 먹지 않으면 지속적인 속 쓰림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는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위장병학회 전 회장으로 템플대 의대 의료부장인 조엘 릭터 박사는 “커피가 위를 해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1975년부터 2004년 사이에 출판된 속 쓰림에 대한 의학 보고서를 총망라해 평가한 스탠포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담배, 술, 커피, 매운 음식, 감귤류나 초컬릿을 포기하는 것이, 전문가들이 위식도역류병(GERD)라 부르는 속 쓰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커피가 소화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는 모순된 것이 많아 스탠포드 대학 연구는 카페인과 커피, GERD의 관계는 분명치가 않다면서 GERD 환자에게 커피를 삼가라고 권하는 것을 지지할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미국 위장병협회와 국립보건연구소는 아직도 위산이 역류하는 환자들에게 특정 음식의 섭취를 중지하라고 권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토막 프렌들리’ 커피가 최소한 1927년부터 있어 왔다. 다르보벤이 산도를 낮춘 ‘이데 카페’에 대한 특허를 받은 것이 그 해인데 이 제품은 오늘날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프록터 & 갬블이 2년 반 전에 위장에 편안한 커피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도 이 독일제 커피 때문이다. 또 커피 때문에 위장 문제 때문에 속상해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기도 했다. 프록터 & 갬블의 제품연구개발실장 낸시 레익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원두를 볶는 과정을 실험하면서 카페인과 맛은 유지하면서 쓴맛과 자극적인 성분의 함량을 낮출 줄을 알게 됐다. 이 회사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커피가 궁극적으로 19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커피 매출 중 1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도가 낮다고 광고되고 있는 커피들과 달리 심플리 스무드는 산도는 일반 커피와 똑같은데 가격은 일반 커피보다 20% 정도 더 비싸다. 시장조사회사 인포메이션 리소시즈에 따르면 프록터 & 갬블이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판매한 심플리 스무드는 1,200만달러어치 정도라는데 그에 비해 지난해에 팔린 폴저스 커피는 4억220만달러어치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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