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제과’의 구희숙사장은 장수 비결에 대해 “우리 제품은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럽고 무엇보다도 한결같은 정성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천규 기자>
“빵맛은 옛날과 똑같지요”
LA 한인타운에 처음 한국 빵을 취급하는 제과점이 문을 열었을 때 고객들은 빵들을 통해 고국의 향수를 느꼈다. 이제 그 제과점은 이름만 갖고도 단골 고객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떠오르게 한다. 그만큼 한인들 곁을 지킨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번 ‘외길 30년’란에 초대된 주인공은 한인타운 ‘뉴욕 제과’의 업주 구희숙씨다. 그는 제과점이 한 때 타운에서 무한 질주하던 시절과 본국의 유명 제과점들의 타운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현재에도 무리 없이 운항할 수 있는 비결 등에 대해 들려줬다. 제과점은 30년전인 1977년 개점했다.
한국 유명업체 진출 러시
선의의 경쟁자로 여길 뿐
◆전성기
‘뉴욕 제과’의 개점은 한인 이민자들의 앞날은 누가 공항에 픽업을 나왔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한인이민사의 정설(?)을 증명하고 있다.
75년 이민 가방을 들고 잔뜩 긴장한 채 LA공항에 도착한 구씨를 데리러 나온 사람은 언니와 형부. 이들은 당시 샌타모니카 등 2곳에서 백인들을 상대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구씨는 LA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이 제과점에서 빵을 팔고 굽는 일을 배우면서 그의 이민 인생은 예정에도 없었던 제빵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에 ‘뉴욕 제과’의 간판은 올림픽과 호바트인근에 내걸렸었다. 84년 현재의 위치(3120 W. 8th St.)로 이전했고 매장은 빵을 만드는 시설을 갖추었다. 그는 “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빵을 만들어 팔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타운에 제과점을 열게 됐다”고 회고했다.
제과점은 팥, 크림, 곰보빵 등 그야말로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적인 ‘주전 골잡이’를 선봉에 내세워 고객몰이에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은 1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빵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고 있으니 이는 세월과 함께 ‘뉴욕 제과’의 성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뉴욕 제과’는 90년 대 초반 LA 코리아타운 플라자, 밸리, 가든그로브, 풀러튼, LA 다운타운 등에 직영 매장 4개를 포함, 8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고속 성장을 구가했다. 이에 대해 구씨는 “매출 규모 크게 늘었으나 실속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순항
“처음에는 심리적으로 위축감을 느꼈지요.” 구씨는 본국 유명 제과점들의 타운 진출 러시에 대한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다. 이들의 진출로 업소를 더 매끄럽게 운영해야겠다는 도전의식을 갖게 됐으며 지금은 이들을 선의의 경쟁자로 여길 뿐이라고 했다.
“유명 제과점들의 개점으로 ‘뉴욕 제과’의 영업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까?”
“그렇지는 않아요. 지금은 ‘주전 골잡이’가 케익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류시장 개척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요.” 구씨는 “전체 고객 가운데 한인과 비한인의 비율이 50대 50”이라고 귀뜸했다. 그에 따르면 케익의 가격은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편. 그런데도 입소문이 퍼져 가디나, 토랜스, 컬버시티 등 LA 외곽지역 주민들의 결혼, 생일 등 파티 케익 주문이 꾸준하다. 주말에 케익 주문이 많을 때는 15개에 달하고 있다.
“‘뉴욕 제과’ 케익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럽지요. 무엇보다도 한결같은 정성이 담겼습니다. 이 정성이 고객들의 마음에 감동으로 다가서지 않겠습니까?” 그의 답변은 빵 맛과 모양 만큼이나 과장이 없었다. 그는 앞으로 매장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은 지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맛있다. 예쁜 케익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기쁨을 전해오는 고객들로 인해 느끼는 일의 보람을 잊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13)385-3125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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