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여부 또 논란
예수의 무덤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정말 예수의 무덤이 발견됐다면 ‘예수의 부활’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축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된다. 이같은 주장은 영화 타이태닉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제임스 카메런 감독과 이스라엘 태생의 캐나다국적 다큐멘터리 제작자 심차 야코보비치에 의해 제기됐다.
‘1980년 발견 동굴내 2천년된 석관의 이름 예수·마리아 등 비문’
내달 다큐물로 공개 고고학자들은 회의적
이들은 26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이스라엘 현지에서 촬영을 마친 다큐멘터리 ‘예수의 매장 동굴’(The Burial Cave of Jesus)을 오는 3월4일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예루살렘 인근 동굴에서 나온 두 개의 납골관이 공개됐는데 이들은 각각 나자렛의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유골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카메런 감독은 주장했다.
예수의 매장 동굴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영국 BBC 방송에 의해 이미 1996년 제작, 방영된 바 있다. BBC 방송과 카메런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모두 1980년 이스라엘 예루살렘 외곽의 탈피요트(Talpiyot) 지역에서 발견된 동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동굴 안에는 방사능탄소 연대측정 결과 2,000년 된 것으로 추정된 10개의 석관이 안치되어 있었으며 이 가운데 6개의 관에는 요셉의 아들 예수, 2명의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등의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독일의 dpa 통신은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2명의 마리아 중 한 명은 막달라 마리아를 가리키며 예수의 아들 유다라는 비문은 예수에게 아들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조심스레 보도했다.
그러나 26년전부터 문제의 무덤을 연구해온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은 카메런 감독의 다큐멘터리 내용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모스 클로너 교수는 “무덤에서 발견된 이름들은 예수 가족의 이름과 비슷하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이름들은 기원전과 기원후 1세기 무렵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었다”고 지적했다. 석관에 적힌 이름만 가지고 내용물이 예수의 유골이라 단정 짓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이다. 예루살렘 홀리랜드 대학의 성서학자 스피븐 판은 “기독인들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1에서 10까지의 눈금중 1 혹은 1.5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지난 2005년에도 예수의 동생 제임스의 석관이 발견됐다는 주장으로 법석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지만 결국 사기임이 들통나 석관 발견자인 5명 모두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문제의 관을 보관 중인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의 고위 담당자는 해외 언론매체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IAA는 뉴욕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장에 관 2개를 보냈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지난 23일 다큐 제작자들의 말을 인용, ‘예수의 매장 동굴’은 지난 3년간 세계적 명성의 고고학자, 통계학자와 고대 문자 및 DNA 전문가들의 수년간의 연구 결과를 추적, 필름에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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