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고등학생이 학교 컴퓨터를 대량으로 훔쳐 팔아온 혐의로 기소되었다. 샌디에고 인근 부촌인 라호야의 명문 사립학교에서 한인 남학생을 포함한 3명의 10대 학생들이 무려 100대의 컴퓨터를 훔쳤다는 수사당국의 발표이다. 이들은 거의 3년에 걸쳐 6번이나 범행을 하고 훔친 컴퓨터들을 보관하느라 창고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유복한 가정 출신들인 이들이 어떻게 이 정도로 깊게 범죄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는지 안타깝다.
2004년 11월에도 LA 인근의 대표적 부촌인 팔로스버디스에서 한인 남학생이 친구와 함께 학교 컴퓨터 10대를 훔친 혐의로 체포되었다.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과 이사를 마다 않고 자기 삶을 희생해온 부모들로서는 뒤통수를 맞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10대 자녀를 키우며 부모들은 몇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이다. 한인부모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학교 성적이 좋으면 아이에게 문제가 없다고 믿는 것이다. 사춘기는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기간이다. 아이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빠지곤 한다. 부모의 관심이 성적에만 맞춰져 있으면 아이에게서 일어나는 변화를 놓치기 쉽다.
둘째, 가치기준을 가르쳐야 한다. 10대는 무조건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부모가 제시해주는 기준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정직과 성실 등 기본적 가치관을 심어주는 인성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자녀와의 소통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청소년 비행의 십중팔구는 부모와의 소통 부재에서 발생한다. 부모와의 관계가 긴밀한 아이들은 한순간 삐끗하다가도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번에 기소된 한인학생은 조기 유학생으로 알려졌다. 조기 유학생들은 사춘기 스트레스, 미국학교 적응 스트레스, 공부 스트레스 등 정신적 압박감이 일반학생들에 비해 훨씬 심한 반면 부모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명문대학도, 창창한 미래도 아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한 후에야 가능하다. 자녀들의 학교 공부 보다 사람 만드는 일에 부모들의 관심이 더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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