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한인마켓들도 변신 몸부림
이방인 손님 끌어들이기 적극
과거 단순히 한국 식(食)재료의 판매에 주력해 왔던 한인마켓들이 최근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한국 제품 및 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짐에 따라 한류를 기반으로 한 복합상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 지역을 중심으로 북가주 한인마켓 대다수의 공통된
현상으로 중국계, 일본계, 동남아계 등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한인마켓을 찾는 타 민족계 고객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 속에, 한 자리에서 동시에 여러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One-stop shopping)’의 시류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서니베일 소재 한국마켓의 경우 마켓 내부에 전통혼례 폐백을 취급하는 한복 전문점을 비롯해 한국고전가구점 등 한국 고유의 정서와 미가 담긴 상점들이 최근 속속 입점,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은 물론 마켓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 구매의 기회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스트로 밸리에서 한국마켓 내 매장으로 확장 이전한 전통혼례 폐백 및 한복 맞춤 전문점 ‘복신’의 데이빗 홍 대표는 “이곳에 매장을 연지 석 달도 채 안됐는데, 중국계 고객들을 중심으로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와 한복 의상을 입은 마네킹 전시물을 배경으로 셀프 카메라 형식의 기념사진을 찍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대장금과 같은 한국사극에서 봤던 의상들이라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됐다며, 아름다운 선에 화려한 색채가 가미된 한복을 보고 대부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인마켓의 한류 전초기지화 추세는 마켓 업주와 입점 업주 간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종의 윈-윈 전략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즉 마켓은 타 민족계 사이에서 한국 또는 한민족의 문화를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매김될 경우 마켓을 찾는 고객 수가 증가할 것은 자명하며, 입점한 업주 또한 슈퍼마켓의 대중성과 높은 유동인구에 힘입어 자신의 비즈니스를 보다 광범위하게 알리고 실제 매출 면에서도 득을 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한복이나 고전가구 등 소위 전통 상품들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 미 주류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는 한국산 브랜드 A화장품의 경우도 지난달 한국마켓 내부와 갤러리아 플라자 앞에 전문점을 연이어 개설해 놓은 상태다.
당시 북가주를 방문했던 A화장품 미주법인의 C대표는 “타 민족계 여성들이 한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느끼게 되는 한국 여성 연기자들에 대한 동경과 친숙한 감정이 한국산 화장품 제품 구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실제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오클랜드, 데일리시티 등지의 각 한인마켓들에도 빵집, 분식점, 선물가게, 건강보조제 판매점 등 다양한 업종들이 입점, 한인은 물론 마켓을 찾는 타 민족계 고객에 대한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산타클라라 소재 교포마켓은 건물 내 단일 업소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입구에 야외 상설 할인매장을 설치, 도자기로 만든 식기와 뚝배기 등 다양한 한국식 상품들을 저가에 판매하고 있어 한인들은 물론 타 민족계 고객들에 어필하고 있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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