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23명, 06년 34명
원인 두고 이견 분분
너무 아름다운 것도 죄인가. 샌프란시스코의 세계적 명물 금문교는 1937년 개통 이후 ‘자살의 명소’로도 이름을 떨쳤다. 미리 죽음을 결심하고 그곳을 찾았든, 그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즉흥적으로 결심했든, 금문교의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이 꼬리를 물었다.
뜻밖 후유증도 많았다. 특히 자살자 가족들이 당국에 자살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해보상을 해달하는 소송이 심심찮게 빚어졌다. 미관손상 논란속에 당국은 방책을 설치했다. 자살방지 및 긴급구조를 전담하는 경찰까지 배치했다.
금문교의 자살 증가세는 서서히 꺾였다. 40명에 달했던 77년 이후 해에 따라 다소 등락을 거듭하며 90년대 초까지 꾸준히 줄었다. 90년대 중반 2차례 30명을 넘었으나 다시 줄었다. 05년까지의 연평균 자살자는 19명. 01년부터 05년까지 5년동안 연간 자살자는 16명 내지 24명. 05년에는 23명.0
그런데 지난해 금문교 자살자가 최소 34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 숫자는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와 마린 카운티 당국에서 현재 진행중인 금문교 일원 변사자에 대한 신원 및 사망원인 분석결과에 따라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성공한 자살’ 이외에 지난해 금문교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 등에 의해 제지된 ‘실패한 자살’ 건수는 70건에 달했다.
금문교의 자살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를 두고 누구도 명쾌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금문교가 지난해 더 아름다워진 것도 아니고, 경제불황 등에 따른 생활고형 자살증가 가능성은 경기침체가 바닥을 친 뒤 최근 한두해동안 꾸준히 회복돼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희박하다.
다만, 켄 홈즈 마린카운티 검시국 검시담당관은 언론매체들이 근년들어 금문교의 자살방지 방책설치 논란을 여러번 다룬 것이 오히려 자살충동을 자극하지 않았을까 하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러나 탐 아미아노 SF수퍼바이저 등은 자살논란은 건전한 것이며 자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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