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긍하자 앞뒤 안맞는 내용 가득
뉴욕시 교육청 특별수사국(SCI)이 11일 발표한 ‘브롱스 과학고의 한국어반 발전기금 유용 의혹에 관한 수사 보고서’<본보 1월12일자 A1면>를 둘러싸고 한인학부모들의 반응이 양분되고 있다.
당초 학부모 시위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던 기존 한인학부모회 이용원 회장측은 “3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는데 얼토당토않게 수사 했을리가 만무하다. 대체적으로 필요한 내용은 모두 다뤄졌고 비교적 정확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보여진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교의 기금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학부모 시위를 주도해 왔던 또 다른 한인학부모회 박준흠 공동대표는 “금액상으로야 이상이 없겠지만 돈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한 보고서는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제기한 보고서의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제이윈이 기부한 3만6,000달러(2004년)와 3만5,000달러(2005년)가 별다른 경위 설명 없이 단지 ‘교장의 지시’로 기부자에게 되돌아갔다는 점.
■2006년에 돈을 돌려주기까지 1~2년 동안 학교 계좌에 입금돼 있던 기금의 사용내역 등 돈의 흐름에 대한 수사 내용이 없는 점.
■2003년 한인사회 첫 모금액인 1만5,500달러가 전체학부모회 계좌에서 2년 뒤 학교 일반계좌로 이전된 경위를 단지 ‘알 수 없는 이유’라고만 밝힌 점.
■학교의 기금유용 의혹이 제기된 뒤 교장으로부터 계좌내역 검토를 지시받은 재무담당자가 1차 발견하지 못한 내용이 2차, 3차에서 추가로 발견돼 기금 관리부실 사실이 노출됐지만 문제 삼지 않은 점.
■한인사회 기부금이 학교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한국어반을 위한 목적기부가 불가하다는 사실을 한인사회에 알렸고 기부금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는 학교측 입장만 치우쳐 실으면서 교장의 말을 빌려 ‘학부모들이 거짓말을 했거나 오해한 것’으로 결론지은 점.
■학부모들이 한국어반 증설을 거부한 학교를 항의 방문했을 때 교장이 한인언론사 기자들의 교장실 출입을 봉쇄해 놓고도 특별수사국 조사에서 한인언론기자들을 초청해 동석시켰다고 거짓 진술한 점.
■이외 동문회로 기부됐다는 제이윈의 7만1,000달러 기부금을 동문회가 아닌 학교가 학교 예산으로 되돌려 준 점과 학교 일반계좌에 남아있다는 2만3,768달러2센트는 왜 되돌려주지 않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한국어반을 위한 목적 기부가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한인사회를 상대로 모금 활동을 펼쳤다면 학부모들이 결국 사기를 쳤다는 의미인데 말도 되지 않는다”며 “기금을 부실 관리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감지되는데 도대체 무엇을 조사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
적했다.
이에 이용원 회장은 “일단 수사가 종결된 만큼 수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학교와 한인학부모 및 한인학생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 성숙된 모습을 보일 때”라며 “빠른 시일내에 교장과 학부모 면담을 주선해 오해는 풀고 불신을 해소하는 기회를 곧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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