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밀리언셀러’ 보르도·엑스노트 선전에
소니·샤프 등 앞다퉈 ‘고광택 블랙’ 채용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쇼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07’은 ‘번쩍이는 검정색’의 물결이었다. 소니 샤프 도시바 파나소닉 등 세계 굴지의 가전 업체들이 ‘고광택 블랙’TV를 앞 다퉈 전시한 것이다.
이 고광택 블랙 TV의 원조는 다름아닌 삼성전자의 최고급 LCD TV인 ‘보르도.’ 지난해 4월 출시된 보르도TV는 연말까지 총 250만대가 판매돼 삼성의 TV 사상 최초로 투밀리언셀러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가 세계TV 시장 1위로 올라서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삼성 LCD TV ‘보르도’>
보르도 돌풍에 큰 충격을 받은 일본 업체들도 마침내 자존심을 버리고 삼성전자의 고광택 블랙 디자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제전문지 주간동양경제는 지난 12월23일자 특집기사를 통해 미국의 일선 가전판매점 간부들이 샤프 등 일본 TV업체에 ‘삼성의 디자인을 보고 배우라’고 충고했고 이후 일본 TV 디자인이 전면 변경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CES에 전시된 샤프의 풀HD(고해상도) TV는 고광택 블랙컬러 뿐 아니라, V자 곡선 및 하단부에 숨겨진 스피커까지 보르도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다. 기존 회색의 TV 색상을 고집하던 소니도 이번 CES에서는 검정색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도시바와 파나소닉도 삼성전자 보르도의 고광택 블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제품들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까지 고광택 블랙은 눈의 피로 때문에 기피대상이었지만 삼성전자의 보르도TV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고광택 블랙 바람은 노트북에서도 거세게 불고 있는데, 그 진원지는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고급스러운 검정색 광택을 입힌 노트북 ‘엑스노트’ T1, S1 시리즈를 출시, 세계적인 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프리미엄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LG 노트북 총 판매량은 지난 3분기에만 총 5만900대에 달했다.
’번쩍이는 검정’노트북 열기는 업계 전체로 확산돼 기존 실버와 레드 컬러를 선호해왔던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블랙컬러를 적용한 노트북 Q35, R40, R55를 출시했다. 도시바도 지난해 11월 고광택 블랙 노트북 ‘새틀라이트 M100’을, 소니도 10월 유광 블랙 신제품 ‘바이오 TX47LP’를 출시했다. 삼보, 레노버, HP 등에서도 블랙컬러를 적용한 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TV는 삼성전자, 노트북은 LG전자가 사이 좋게 세계 전자시장에서 ‘프리미엄 공식’으로 떠오른 고광택 블랙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투명 크리스탈을 하단에 추가한 2007년형 신제품 ‘누보 보르도 TV’를, LG전자는 프리미엄 노트북뿐 아니라 12인치 이하 초소형 노트북에서도 고광택 블랙 디자인을 확대함으로써 앞으로도’글로벌 디자인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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