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우스 벤처 캐피틀의 하이디 로이젠은 최신 테크놀로지 관련 투자 결정시 딸 말레이나와 니키에게 조언을 구한다.
요즘 벤처 투자가들“젊은이들에 자문받아야지”
자녀·인턴사원들에 새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견 구하는게‘정확’
“이 제품 뜰지 안뜰지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투자 자문을 구합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좋습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는 부유하고, 학식 높고, 연줄도 많은 어른들이 요즘은 젊은이들의 지혜를 빌리기 바쁘다. 자기 자녀, 여름철 인턴 사원, 20대 리셉셔니트스들에게서 투자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벤처 투자가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신기술에 평가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기들은 늙어가는데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나 모바일 장치등 새로 나오는 테크놀로지는 하나같이 자기 나이의 반도 안되는 젊은이들이, 젊은이들을 위해, 젊은이들이 사용하도록 디자인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 소재 모비우스 벤처 캐피털의 매니징 디렉터인 하이디 로이젠은 “내 아이들이 투자 결정의 비밀 무기”라고 말한다. 작년에 로이젠은 딸 니키(13)와 말레이나(11)에게 지원 여부를 생각하고 있던 휴대용 비디오 플레이어를 가지고 놀아보게 했다. 딸들이 금방 싫증을 내자 로이젠은 투자하지 않았다. 올해는 니키에게 인터넷 게임 멤버쉽을 사줬다. 장차 게임 회사에 대한 투자 결정을 할 때 도움을 받기 위해 딸에게 미리 예습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프록터 & 갬블 같은 큰 회사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소비자 조사와 달리 투자가가 자기 집 근처에서 가족및 친구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이와 같은 평가가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할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투자 그룹과 부자들을 대신해 그 아이디어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폴 로머 교수는“아이들에게 의지하는 것은 일면 우습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위험해 보인다”라고 말하지만 수많은 창업사중 유망주를 고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30대가 넘었을 투자가들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뉘앙스와 추세를 더 잘 파악하고, 작은 차이가 갖는 의미를 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조사를 시작했다. 보스턴의 IDG 벤처스는 직원을 시켜 파트너들의 집에 가서 그 자녀들에게 새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대한 평가를 받아오게 하고 있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미리 테스트해보는 것은 새로운 일이라 할 수 없지만 벤처 투자가들의 세계에서는 막대한 변화다. 벤처 투자가들은 이제까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엄격한 분석, 배짱을 믿고 투자 결정을 해온 자주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1990년대 첫 닷컴 붐 때만 해도 젊은사람들에게 상의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아마존에서 책을 주문하고, 냅스터에서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e 베이에서 물건을 사고 팔아보면서 자기가 자금을 지원하는 테크놀로지에 자기 스스로 몰입해 보고 판단했지만 소위 웹 2.0기라 불리는 요즘에 뜨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마이스페이스 같은 웹사이트, 무료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같은 분야는 투자가의 개인적 흥미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들이다.
이들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외국어처럼 새로 배워야 하는 반면 현재 중고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평생을 테크놀로지와 함께 살아온, 컴퓨터를 모국어로 알고 자란 첫 세대다. 따라서 원어민을 고용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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