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은 대규모 기업 인수 합병이 붐을 이뤘다. 규모로 보면 역대 4번째는 되는데, 새해 주식시장과 관련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학계서 제기됐다. 인수합병과 주가 간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인수 합병 붐이 끝난 뒤에는 흔히 주가 폭락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사상 최대의 인수 합병 붐이 일었던 2000년. 그리고 이전 1998년과 99년에도 대규모 M&A 물결이 있었다. 이 기간 주식시장은 뜨거운 불 마켓을 형성하며 주가 꼭지점을 쳤고 곧바로 지독한 베어마켓으로 굴러 떨어졌다.
한 연구 보고서 M&A와 주가 상관관계 지적
2006년 주가 크게 뛴 것은 M&A 붐 영향 커
상승보다 하락 쪽에 무게 두는 또 하나의 이유
M&A가 붐을 이룰 때 주식시장은 과대평가되기 쉽고, 그런 뒤에는 곧이어 주가는 다시 빠진다. 그렇다면 현 주가는 걱정해야 하는 것일까. 과거 추이에 비춰보면 충분히 우려할만하다.
주가가 꼭지점을 때리는 것과 M&A가 붐을 이루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컬럼비아대학 매튜 로즈 크로프트 교수는 주장한다. 이 주제를 다년간 연구해 온 그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던 기간은 M&A가 붐을 이뤘던 기간과 일치한다고 지적하며 M&A가 붐을 이루는 동안 상승했던 주가는 거의 어김없이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한다.
왜 이런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주식이 과평가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자 나서는 것은 부풀려진 주식으로 지불하면 되니까 이해가 가지만, 인수합병의 타겟이 된 기업이 왜 가격이 부풀려진 주식을 받으면서 매매에 응하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 안드레이 슈리퍼와 시카고 대학 재무학 교수 로버트 비쉬니는 타겟이 된 기업의 매니저가 단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는 경우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그가 곧 은퇴할 예정이고 옵션과 주식을 처분하고 싶어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는 합병후 받게 되는 인수회사의 주식을 빨리 처분하고 싶을 뿐 장기적으로 기업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든, 비매력적이든 관심이 없다.
듀크 대학의 로드 크로프및 비스바나탄 재정학 교수는 다르게 풀이한다. 타겟이 된 기업의 매니저는 두 기업이 합병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이며 또 인수기업의 주식이 과평가된 것인지 어떤지 사전에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두 이론은 주식을 통한 매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현재의 인수합병 붐을 부분적으로만 설명한다. 2006년중 있었던 인수 합병중 많은 부분은 주식 아닌 현금과 부채 금융을 통해 이뤄졌다.
로즈 크로프트 교수는 “인수 합병 붐이 과평가된 부채 시장을 반영한다고 본다면 결국에는 조정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자금 사정은 더 빡빡해질 텐데 이 점 주식시장에는 결코 좋은 뉴스가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한바탕 인수 합병 바람이 지나간 뒤 주식은 두 교수의 말처럼 위기를 맞을까. 꼭 그렇게 되지는 않을지라도 취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2006년중의 인수 합병 붐을 감안하면 주식은 과소평가보다는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며, 여기서 앞으로 자금이 경색된다면 허약하게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이 가까운 장래에 급락한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2006년 후반기처럼 솟구치지는 못할 것이며 평균 이하로 투자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무난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 케빈 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