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4가지 키워드로 지난 1년 정리
벤 S. 버냉키(사진)가 앨런 그린스펀으로부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타석을 물려받은 해가 끝나간다. 막강한 선임자를 둔 죄로 임기 초부터 일일이 비교당하며 큰 환영이나 호평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인플레를 강력히 잡을 인물이 못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스트릿 저널(WSJ)은 27일 버냉키 의장이 임기초의 수 많은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네 가지 키워드로 버냉키의 원년을 정리했다.
▲바티로모 게이트: 버냉키의 가장 큰 실수로 꼽히는 사건은 CNBC 앵커인 마리아 바티로모와의 인터뷰에 따른 설화. 지난 4월말 버냉키의 의회증언은 ‘금리인상 잠정 중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바티로모는 곧 버냉키가 인터뷰에서 “시장이 의회선언을 잘못 이해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고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로 인해 버냉키는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았고 그 후로는 공식 성명과 연설 등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개인적 발언을 금하며 몸을 사렸다.
▲시장과의 의사불통?: 버냉키는 첫 진술에서 경제 부진의 이유와 자원고갈에 대한 우려 등 그린스펀과 달리 명확하고 세부적인 내용들을 언급했다. 이에 FOMC가 ‘새로운 명확성의 영역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데이타에 따라’(Data dependent)라는 새로운 표현이 투자자들을 흔들었다. FRB가 현재의 경제지표에 가장 관심을 갖고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경우 정책 변동성이 우려되기 때문. 버냉키로서는 이래저래 입을 조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민주화 혹은 하극상: 올해 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유난히 잡음이 많았다. 그린스펀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던 과거와 달리 각기 다른 의견들이 산발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버냉키는 리더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해 연준 장악에 실패했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으나, WSJ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그의 포용력에 점수를 줬다.
▲궐 밖 정승, 그린스펀 : 버냉키는 취임 1년이 지난 뒤에도 아직 그린스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린스펀은 계속 공공 연설이나 TV 등을 통해 경제에 대한 의견 등을 피력하고 있다.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여전히 그의 발언에 주목하며 곱씹고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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