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삼년 사이에 무거운 금속장식이 많이 달린 커다란 핸드백이 유행하면서 어깨와 등이 아파 고통 받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가방 자체가 무거운 데다 그 안에 이것저것 넣다보면 거의 우편배달부와 비슷한 무게와 부피의 짐을 지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다. 그 결과 어깨가 쑤시고 목이 뻣뻣하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의사, 마사지 치료사, 카이로프랙터들은 핸드백 때문에 병난 사람들 치료에 매달리고 있다.
카메라·셀폰·화장품·잡지… 마치 우편배달부 가방
어깨·목·통증에 두통 호소, 한쪽 어깨 비뚤어지기도
무게 가능한한 줄이고 마사지·스트레칭 치료 받도록
걷는 일이 많은 뉴욕 같은 지역에 흔한 일이겠지만 “지난해부터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고 다니는 아이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성인 여성들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하는 캐런 에릭슨은 맨해턴의 어퍼 웨스트사이드에서 개업중인 카이로프랙터로 미국 카이로프랙틱협회 대변인이기도 하다. “가방을 메고 다닐 때만이 아니라 안 멜 때까지 늘 목이 아프다고 하며, 심한 두통까지 겪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요즘엔 그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오면 그 사람의 가방부터 들어보죠. 틀림없이 무겁습니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핸드백 무게로 어깨와 목, 허리가 아프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이스트사이드 마사지 요법센터 원장 로빈 얼릭도 지난 서너달 사이에 거대한 가방 무게에 짓눌리며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한쪽 어깨가 다른 쪽보다 조금 높아지는 것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걸어가면서 셀폰으로 통화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가방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잡기 어려우니까 한쪽 어깨를 치켜드는 겁니다” 얼릭은 아픈 사람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마사지를 받고 부드러운 스트레칭과 따뜻한 목욕을 하라고 권한다.
미국 카이로프랙터협회는 핸드백 무게는 주인 체중의 10%를 넘지 말 것을 권장하는데 날씬한 여자들도 그렇게 뚱뚱한 가방을 갖고 다니니 도대체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가방이 클수록 가지고 다녀야 할 것도 많아지는 것 같다”는 뉴욕의 사진편집자인 글로리아 도슨(25)은 아이파드, 책 한권, 책이 재미없을 경우에 읽을 잡지 한권, 화장품, 전화기, 지갑, 구두 한 켤레와 운동복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대부분은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있으면 좋은 것들이죠”
베벌리힐스의 시더스 사이나이 메디칼 센터의 스포츠 의학 전공 정형외과의 데이빗 골든은 무거운 핸드백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몸에 미치는 결과는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을 한 것과 비슷하다며 “통증이 잠시 후면 사라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영구 손상은 50파운드 이상되는 짐을 늘 지고 다녀야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방이 너무 무거우면 지나친 운동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근육을 긴장시키고 관절에도 통증을 일으킨다며 소염제를 먹고 다친 근육을 쉬게 한 다음에 아주 가벼운 가방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라고 권했다. 아울러 자세를 똑바로 해야 하는데 그것은 가방을 되도록 몸의 중심으로 오도록, 어깨 끈을 목쪽으로 가까이 메고 다니라는 말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커다란 핸드백을 놓지 못하는 큰 가방의 열성팬도 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느라 허리, 어깨, 목이 많이 아팠지요. M.R.I.도 찍었고 코티존 치료도 받았답니다”라고 말하는 뉴욕의 출판대리인 킴벌리 웨일런(37)은 최근 또 커다란 검정 샤넬 가방을 샀다.
‘US 위클리’의 패션 디렉터 샤닌 모리슨(42)도 가방이 너무 커서 회전문에 자주 걸릴 정도. 실용적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패션의 세계에서 실용적이란 말처럼 싫증나는 말도 없다고 생각하는 모리슨은 그동안 디자이너 핸드백이 너무 작아 필요한 물건을 다 넣고 다닐 수가 없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았는데 디자이너들이 마침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올해부터는 이브 생 로랑, 프라다, 토즈, 샤넬, 에르메스 등이 모두 같은 가방을 대, 중, 소의 세 가지 크기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큰 가방 때문에 허리가 아픈 클로에 톰슨(24)은 지난 7월 가방으로 인해 또 다른 종류의 아픔을 겪었다. 대학 동창 모임에 갔다가 가방을 도둑맞은 것. 그 안에 아이파드, 디지털 카메라, 셀폰, 안경, 선글라스, 화장품 등등 2,000여달러 상당의 많은 물건들을 고스란히 잃어버리고 주택소유주 보험에 신고하러 갔다 보험회사 직원에게 도대체 가방 하나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었는지 부터 먼저 설득해야 했다.
맨해턴의 카이로프랙터 에릭슨은 무거운 핸드백으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언제나 같은 쪽으로만 들거나 메지 말고 양쪽을 돌아가며 사용하라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이 가방 끈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가방을 멘 쪽 어깨를 무의식적으로 더 치켜 올리는 버릇이 있는데 어깨는 수평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아니면 가방을 몸의 옆쪽이 아니라 앞쪽으로 가지고 다니라는 것. 보기에는 좋지 않겠지만 저녁 때 어깨가 아플 정도라면 메지 말고 차라리 아기를 안는 것처럼 두 팔로 안고 다니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카이로프랙터 마타 칼로타는 환자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가방 속을 정리하고, 가방 안에 달린 포켓 전부를 사용해 그 속에서라도 무게를 분산시키라고 권했다.
<핸드백 때문에 어깨가 아픈 제인 시먼이 카이로프랙터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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