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첫눈이 오기 전에 마음의 문을 손질해야겠습니다. 지난 계절 쌓인 허무와 아픔을 먼지처럼 훌훌 털어내고 찬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창틀 가장자리에 믿음으로 희망이라는 못을 쳐야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고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아도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12월1일, 2006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달, 그리고 그 마지막 달을 여는 첫 날. 한 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계획들, 새로운 생각들을 정리해 봅니다. “올 한 해, 무엇을 했던가” 라고 생각해 보면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일보다 아쉬운 일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늘 마음이 조급합니다. 빨리 성공하고 싶고 빨리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좀처럼, 빨리 응답하여 주시질 않습니다. 내가 바라던 만큼 성장하지도 않았고 원하던 대로 되지 않음에 속상해합니다.
마라톤을 하듯 살아야 할 인생을 무엇이 급한지 마치 100미터 단거리 달리듯 전력을 다해 달리고, 푹 익은 다음에 따야 할 설익은 과일을 서둘러 따먹으며 인생이 힘들다고, 쓰고 떫다고 불평하는 우리들입니다. 이 부분에 늘 갈등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급함을 심어, 쓴 열매를 거두는 셈입니다. 나는 빠름을 원하고, 하나님은 바름을 원하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님의 교회가 빨리 부흥하고 성장하여 쓰임 받고 싶어 할 때도 하나님은 교회가 바르게 성장하길 원하셨습니다.
아기를 잉태하여 출생하려면 모태에서 열 달을 채워야 하고 태어난 아이가 장성한 어른이 되는데도 수십 년이 걸립니다. 우리는 이 정도면 충분히 기다렸다고 말하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아직도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힘든 일을 만날 때마다 “주님, 이번이 마지막이겠지요? 이제는 하나님의 때가 되었겠지요?” 날 달래며 “하나님, 그렇지요?” 물으면 그렇게도 참지 못하고 안달하는 나에게 “아직도 아니다. 네 뜻이 하나님의 뜻 보다 앞서가지 않도록 점검해 보라”고 무정하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빨리 가고 더디 가는 것이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바로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속도보다 인생의 방향을 잘 잡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 12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아쉽고 심각하기도 하지만 또 새로운 시작이라고 희망을 주는 말이라고 위로해 봅니다. 혹, 억울하게 모함을 받고 있다 해도, 너무 분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를 음해하고, 핍박하는 사람에게 대항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예수님 때문에 당하는 고난은 축복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처절하고도 오랜 고민 뒤에 나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녀를 키우면서 하나님 사랑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 의지하는 법을 깨달아 가게 됩니다.
언제나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 더 완벽한 것을 추구하기에 우리는 ‘더’ 때문에 늘 바쁘고 외롭고 화가 나고 불안한 것 같습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남을 위한 삶’을 노력할 때 ‘나’라는 벽을 뛰어 넘을 뿐만 아니라 능력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는 기적을 체험 할 것입니다. 못난 자아 때문에 정말 마음에 깊은 갈등과 아픔이 있어 정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면 그 사람의 마음은 비 온 뒤의 하늘같이 맑고 깨끗해져 있을 것입니다. 12월, 겨울이 추울수록 이듬 해 봄에 피어나는 꽃은 더 밝고 아름답습니다. 2007년이 기대가 됩니다. 서둘러서 첫눈이 오기 전에 믿음으로 마음의 문을 손질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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