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뉴욕한국인그레잇넥교회 원로)
선교사들이 조선 땅을 밟던 한말의 정황은 외세의 위협과 조정의 무능 타락으로 참으로 처절했다. 백성들은 고하를 막론하고 열강의 침략과 나라의 혼란 속에서 신음하며 희망과 길을 찾고 있었다. 이런 역사적 정황에서 구원의 길을 찾던 한민족의 열망은 깊고 컸다.
1883년 7월 민영익이 전권대사로 미국에 갔을 때, 우연히 열차에서 만난 볼티모어 고우쳐 대학의 학장 고우쳐(Dr. John F. Goucher)박사를 만나 한국에서의 선교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바로 이 일이 감리교의 아펜셀라 선교사가 한국에 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민영익은 캐나다 선
교사 게일(J.S.Gale)을 만나서 “조선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아무도 우리를 도울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만 도와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고 호소했다. 게일은 이를 그의 ‘변화의 한국’(Korea in Transition, P.37)에서 전한다.
또한 학부협관을 역임하고 충정공과 함께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도 참석했던 한국의 정치인 윤치호의 기독교 전입의 열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884년 갑신정변 때 김옥균과의 친분으로 친일로 몰려 국외로 도피하게 된 그는, 통역으로 섬긴 미국공사 푸트와 동행하
며 일본을 거쳐 상해에 도착하여 남감리교 경영의 중서서원에서 학업을 닦을 수 있었다. 이 때 임낙지라는 남감리교 선교사와 친분을 가졌고 1887년 4월3일에는 한국인 최초로 남감리교인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후 미국으로 계속 유학하여 벤더빌트와 에모리 대학에서 신학과 영문학을 전공하여 당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그의 기독교 이해와 신앙은 건전하면서도 영적이어서 그의 선교 호소는 미국 교회가 한국선교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이다. 그는 1893년 에모리 대학의 총장 캔들러(W.A.Candler)에게 2백여 달러를 보내면서 한국선교를 간청했고 결국 여러 선교사가 한국에 오는 계기가 됐다. 그는 먼저 세례를 받았고 집과 재산을 선교를 위해 헌납하기도 하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교회를 조직하고 예배를 드리며, 친히 설교하기도 했다.
윤치호가 세례 받기 전후에 고백한 일기에 따르면, 기독교 신앙은 경건과 영적인 면과 구국 동기로서 기독교 신앙을 수용한 면이 잘 나타난다. 그는 죄악된 인간이 성서의 궁극적인 진리를 받고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영적 필요성과 함께, 인민의 기상을 높이고 백성을 교육하며 나라를 구원하는 길도 기독교 신앙 안에 있다고 믿었다. 개인의 영혼 구원과 행복, 나라와 사회를 함께 구하는 길도 바로 이 기독교에 있다고 확신하였기에, 그는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이런 기독교를 한민족에게 전하기 위해 다 바치려 한 것이다.
물론 초대 한국 교회에는 성서적 진리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가지며, 성서를 통해 깊은 인간의 죄를 발견하고, 예수를 통한 구원으로 새롭게 된다는 소박한 복음의 진리에 확신을 가짐으로 기뻐하는 기독자들이 더 많았다. 감리교 선교사 존스(G.H. Jones)가 당시 한국교인들의 신앙에 관해 보고한 선교지(The International Review of Mission)에 의하면, 한인 기독자들은 열렬한 부흥회적인 신앙으로 성서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되 특히 죄 의식과 회개, 십일조 헌금과 개인의 봉헌 봉사, 강한 주체적 신앙 때문에 당하는 환난도 천국의 소망으로 거뜬히 이기며, 이런 기독교의 선교의 열정이 저들을 사로잡고 있었다고 전한다.
초대 한국 기독자들의 신앙을 도덕적 경건의 내적 신앙과 개화나 구국의 동기로써의 외적인 신앙으로 획일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저들이 어떠한 신앙을 가지고 어떻게 표현이 되든 결국 한국 초대 기독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며 성서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믿고 죄에서 구원을 얻어 새 희망을 가지고 사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기독자라면 외국인들의 간섭이 날로 심하고 살기 어려운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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