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
▶ 『한국인, 다음 영웅을 기다려라』
한국에는 ‘과학기술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학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카이스트(Kaist)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대학이 바로 그 대학입니다. 한국인들은 이 대학이 미국의 MIT와 겨룰 수 있는 수준의 대학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4년 이 대학의 이사회는 1998년도 노벨물리학 공동 수상자이며 당시 스탠포드 대학교수였던 로버트 러플린을 총장으로 추대합니다.
러플린 총장의 영입으로 카이스트 대학은 순식간에 세계 최초 대학의 반열에 오를 것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그렇지만 국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출신 외국인 총장 로버트 러플린이 ‘과학계의 히딩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카이스트를 초일류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의 꿈은 실현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언론들은 비전은 좋았으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 놓았습니다.
카이스트 교수들은 한국상황을 모르는 외국인 총장이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과도한 개혁을 추진했다는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수들의 의견이 무시되었다는 점인데, 이 부분에서 러플린 총장과의 분명한 입장 차이가 들어납니다.
러플린은 항상 공개적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원했지만 한국 교수들의 입장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또한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가기 위한 개혁정책을 펼치려고 하면 그 개혁에 있어 대학 당국 관계자들은 항상 개혁 대상에 포함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이 포함되는 개혁은 원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러플린은 한국을 떠나오면서 자신의 심정을 『한국인, 다음 영웅을 기다려라』는 책으로 토로하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행간을 읽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디테일하게 말하지 않아도 지은이의 심정을 읽게 되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러플린이 이 책에서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거나 자신의 연임을 승인하지 않은 이사회나 대학 관계자들에게 직접적인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를 그는 완곡하게 한국사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빌려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정말 중요한 것은 문서로 만들어 정확하게 보존하기를 싫어하고 두루뭉실하게 말로 넘어가 나중에 갈등과 불신의 씨앗을 남긴다는 점.
한국의 남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그 무엇도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도 꼭 외국인들에게는 먼저 소개되도 있다는 점.
한국의 사물놀이가 가장 훌륭한 음악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인들은 사물놀이의 음악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점.
그나저나 러플린이 남김 책 제목처럼 한국인들이 다음 영웅을 기다리면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요?
한국 다음 사회에 등장하는 영웅은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어설프게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에 의하여 망신창이가 되었다는 말을 더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요? 꼭 그리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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