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그랑’한푼 두푼의 작은 사랑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죠
고교생서 80대까지 자원봉사자들 모금
홈리스 쉼터·독거노인 점심 등에 사용
“딸랑, 딸랑” 종소리가 퍼지니 이웃 사랑도 피어난다. “땡그랑” 떨어지는 동전과 함께 온정도 자선냄비에 담는다.
추수감사절 직전 주말이면 어김없이 한인타운에 설치되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올해로 28년째다. 인정이 말라 가는 것 같아도, 냄비에 넘쳐나는 돈을 보면 세상이 각박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5주 동안 모인 금액은 5만2,150달러. 2004년 3만8,000달러에 비하면 37%가 늘어났다. 100달러 지폐도 지난해 다섯 장이 나왔다.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한인의 마음이 식지 않았다는 증거다. 미 전국에서는 약 15억달러가 모였다.
구세군나성한인교회는 올해 모금액 목표를 8만5,000달러로 늘려 잡았다. 한인들이 조금만 더 도와주면 일주일에 한번씩 도시락을 배달 받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내년부터는 매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자선냄비가 설치된 곳은 열 군데. 자원봉사자가 늘어나면 언제라도 냄비는 추가될 수 있다. “자원봉사자가 하루에 두 시간만 냄비 앞에 선다면 더 많은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다”고 김종선 사관은 말한다. 지난해 모금액이 늘어난 것은 자원봉사자가 많아진 것도 한 몫을 했다고 김 사관은 전한다.
자원봉사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하다. 고등학생도 있고, 일흔 넘은 분도 있다. 여든이 넘은 김순애 집사는 20년 넘게 냄비를 지켜왔다. 10년 넘게 봉사한 사람을 세려면 열 손가락이 넘는다.
올해로 3년째 종을 울리고 있는 배수부 집사는 모금의 왕으로 불린다. 배 집사가 냄비 앞에 서면 모금이 늘어난다고 한다. 김 사관은 “다른 봉사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모금액이 많다”고 전한다.
배 집사는 다른 비결은 없다고 한다. 그저 진심을 담아서 지나가는 한인에게 인사를 잘 할 뿐이라고 한다. 배 집사는 “다 살기 힘들텐데 인사라도 제대로 한번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나선다”고 말한다. 그는 “그냥 지나갔다 다시 돌아와 냄비에 돈을 넣고 가는 분이 제일 고맙고, 손에 큰 샤핑백을 쥐고 가면서도 냄비는 그냥 지나치는 분은 섭섭하다”고 말한다.
자선냄비에 모인 돈은 마약·알콜 중독자 재활, 홈리스 쉼터, 극빈자·이재민 구호, 어린이·노약자 데이케어 등에 쓰인다. 올해는 한인 마약 중독자 8명이 패사디나 재활센터에서 새 삶의 희망을 찾았다.
김 사관은 “남이 볼까 부끄러워서 1달러 지폐를 꼬깃꼬깃 쥐어서 넣는 분이 있는데, 그 돈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액수에 상관없이 그저 이웃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냄비를 채워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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