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나토와 한국, 일본, 호주, 스웨덴, 핀랜드간 공식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제안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한국과 나토간 관계의 향후 발전 방향이 주목된다.
일단 현재로선 프랑스, 독일 등 나토의 유럽측 중심국가 가운데 일부가 ‘나토의 내실화가 우선’이라며 ‘나토의 비대화’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리가 회의에서 그 원칙에 합의가 되더라도 한국, 일본, 호주와 나토간 협력관계 구축이 큰 폭으로 급진전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들은 나토와 대화 혹은 나토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 등이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3국과 나토간 협력관계 논의는 나토 내부 사정과 협력 대상국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 일단 시작한 뒤 만들어가자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이 브뤼셀의 나토 본부를 방문, 연설함으로써 나토와 협력관계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유엔 사무총장 선거운동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안 배경 = 미국은 올 봄부터 나토와 아시아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 일본, 호주 3국간 협력관계를 공식구축하는 방안이 이번 리가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본격 운을 떼왔다.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도 미국 방문 전인 2월과 방문중인 3월 전 지구적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나토 동맹은 어느때보다 다른 나라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장래에 나토의 작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들 국가 역시 나토와 협력에 명백히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하면서 미국 입장을 적극 뒷받침했다.
냉전시대에 유럽 안보를 지켜낸 나토의 성공 모델을 냉전 후 테러, 쓰나미와 같은 인도적 재앙, 전염병 확산 등 전 지구적 이슈에 대처하는데 확장 적용하자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나토는 이미 비회원국인 터키, 이집트 등과 이스탄불 대화를 갖고 있는 것을 비롯, 지중해 국가들과 대화, 동유럽국가들과 협력 체제를 운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협력 체제를 전 지구적으로 보편화시키자는 게 미국의 구상이라는 것.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이 미국의 제안에 소극적인 것은 미국 동맹들인 한국, 일본, 호주 등이 미국적 관점의 나라들이라는 것 때문이라는 일부 외신 보도도 있다.
◇미국의 협력관계 목표 = 커트 볼커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4월 워싱턴 외신센터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에 관해 브리핑하면서 아시아 3국을 비롯해 비(非) 나토 회원국과 나토간 협려관계를 확대 구축하려는 목적을 공동활동 계획을 사전에 짜고 상호이용을 가능케 하며 위기가 발생하기 전부터 정치적 대화를 갖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토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 회원이 아닌 나라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지속될 현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한국과 호주군이 비회원국 군대로서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연합군의 지휘를 받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국무차관은 21일 부시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관한 브리핑에선 협력대상 5개국을 가리켜 우리와 함께 훈련(train)하고 함께 연습(exercise)하며 발칸반도와 아프가니스탄에 함께 배치된 나라들이라며 우리는 이들 나라와 1년에 몇차례씩 만나고 때로는 함께 훈련하고 군사연습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이를 강도높게(intensively)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이 당초 이러한 구상을 했지만 나토 안팎의 사정상 현 단계에선 과한 목표이고 대화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 입장 = 아직 나토와 협력관계에 관해 입장이 표명된 것은 없다.
이 문제는 미국이 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나토 내부의 합의가 이뤄진 후 나토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한.미 양자간 논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리가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법과 폭에 대한 입장이 정리돼 공식 제안되면 정부 입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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