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목사(동양선교문화연구원 원장)
오늘날 한국의 교회들이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절은 한국적 감사절이 아니라 미국의 것을 그대로 따라 지키는 미국적 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그래서 그동안 따가운 비판을 많이 받아왔던 것을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 미국의 감사절은 뿌리가 구약 초막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동안 기독교 역사 속에서 초막절이 겪어 온 영고성쇠와 또 미국의 감사절이 어떻게 해서 구약 초막절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인지 약술해보려 한다.
1. 초대 유대 예루살렘교회에서의 초막절의 중요성: 신약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따라 이 삼대절기를 충실하게 지켰다. 성인이 되신 후에도 제자들과 함께 그의 생 마지막 날까지 이 절기를 지키다 결국 유월절 떡을 떼고 돌아가셨다. 사도 시대에 와서도 예수님의 제자들은 여전히 절기들을 충실하게 지켰다. 베드로는 요한의 형제 야고보가 처형된 후에도 유월절을 지키려 목숨을 걸고 예루살렘에 갔었다.그리고 그 후 결국 헤롯당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오순절 성령 사건도 보면 그것이 바로 당시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왔던 그 때 벌어진 사건이었다. 이와같이 사도 시대까지만 해도 예루살렘의 초대 교인들으 이 성서의 삼대 절기를 충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2. 후기 이방 교부 교회에서의 초막절 반대: 그러나 기원 70년 이후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의해 점령되고 예루살렘교회도 흩어지게 됨에 따라서 기독교가 점차 헬라세계에서 이방인을 위한 교회로 변화되어 기독교안에서는 이 구약의 삼대 절기가 점차 지켜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교부 시대에 이르러 교회는 더욱 가톨릭화 되고 또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기독교는 반 유대적 서구교회로 변화되어 구약의 삼대 절기는 더 이상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의 유대교도들만은 예루살렘이 훼파된 후에도 변함없이 구약성경이 명한 이 절기를 어디에서나 충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3. 헬라적 로마 교회에서의 초막절 거부: 그런데 왜 그동안 서구의 기독교에서 이 절기들이 그대로 계승되어 오지 못했던 것인가? 그것은 히브리인과 헬라인 사이의 그 사상과 문화에 있어서 일치 될 수 없는 배타적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본래 구약의 모든 절기는 히브리인들의 문화와 전통속에서 형성된 것이었다. 예수님과 사도들까지도 모두 히브리적 문화권안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므로 원시 기독교가 탄생한 것도 이와같은 히브리 문화권 안에서였다. 그런데 바로 그 기독교가 사도시대를 거친 후 성서를 편집하게 될 때쯤에는 벌써 히브리문화가 아닌 완전한 헬라문화권이였던 때이다. 그래서 기독교가 이렇게 서구 문화권 안에서 성장하여 성서를 기록 편찬하였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우리는 이 기독교를 가리켜 서구 기독교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초막절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가장 큰 감사 명절이다. 그런데 이들의 감사는 이방인들처럼 단순히 추수와 그 자연에서 얻는 수평적 기쁨에 대한 감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보다는 먼저 언제나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함께 해주시고 지켜 주시고 또 이끌어 주신데 대한 수직적 감사였다. 바로 이런 히브리적 신앙이 깊이 담겨져 있는 것이 바로 쑤카라고 하는 초막절 명칭이 갖고 있는 뜻이였다. 그런데 이런 히브리적인 사상을 헤아리지 못한 채 고대 로마 기독교는 다만 정치적 이유로 반유대적 사상만을 가지고 구약의 전통적 초막절 기념을 가차없이 차단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대신 로마인들의 자연 명절인 농신제 날자에다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맞추어 크리스마스 절기를 새로 재정했다. 그래서 그것을 로마 제국의 연말 대 명절로 확립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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