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투표를 일삼으면서 관할 시지역을 마치 자신의 영지로 여기고 전횡을 일삼아온 70대 시장이 적발돼 기소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수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버논시의 비리를 수사해온 LA시 검찰은 15일 레오니스 맬버그(77) 시장을 부정투표 등 혐의로, 캘리포니아내 시 공무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타면서 공금 6만 달러 이상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브루스 맬컨호스트 시니어(71) 전 행정관을 공금 유용 등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21세기의 미국에서 상상하기 조차 힘든 일이 발생한 버논은 대부분 공장지대로 되어있는채 상주 인구가 91명에 불과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작은 시이지만 하루 4만4천명의 근로자들이 일하는 곳이다.
스페인 바스크지역 이민자인 욘 밥티스테 레오니스는 지난 1905년 이곳에 정착, 버논시라고 이름짓고 대부분의 땅을 사들여 영주처럼 군림했고 1953년 그가 사망한 뒤 손자인 맬버그가 버논시를 고스란히 넘겨받았다.
맬버그 시장은 버논에 있는 주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다른 시의원이나 91명의 주민 대부분이 시 공무원이었고 그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LA의 행콕팍에서 살고 있었지만 아내 도미니카, 아들 존 까지 버논에서 투표하도록 했다.
처음에 할아버지 레오니스가 운영하던 은행에서 일을 시작한 맬버그 시장은 1967년부터 시정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약 40년간 버논시를 장악해오던 중 올해 초 시장 선거를 앞두고 다른 시장후보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비리는 곪아터졌다.
버논시는 올해 초 맬버그 시장 및 시의원들에 맞서려는 후보자들을 추적할 사설 탐정을 고용한데 이어 후보자들을 거주지에서 내쫓고 후보자 명부에서도 제외시켰다. 후에 법원은 후보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예정대로 선거를 진행토록 했지만 렌트비를 깎아주는 맬버그 시장 앞에서는 역부족이었고 맬버그는 무난히 시장에 재선됐다.
검찰측은 수년 전부터 수사를 진행해 왔지만 맬버그를 비롯한 시 관계자들은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고 현재 상당한 자료들이 파기됐지만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혐의들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맬컨호스트 시니어는 2년 전 행정관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시 공무원 가운데 최고액인 연봉 60만 달러를 받고 시에서 제공하는 리무진을 타고 다니면서도 공금을 마구 유용했다.
그는 마사지를 이용하거나 골프를 치면서 개인 비자카드를 사용한 뒤 시의회의 동의도 없이 시비로 갚는 등 시 금고를 개인 재산처럼 써왔다고 검찰은 기소장에서 밝혔다.
맬컨호스트 시니어는 18건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21년의 징역형이 예상되며 맬버그 시장은 7년형을 선고받을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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