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는 기업…목적은 자선…
구글(Google.com)의 창업자들이 최근 야심작을 또 내 놓았다.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10억 달러를 쾌척했다. 빈곤, 질병,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을 설정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다른 자선단체와 다르다.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영리기구이다. 수익에 대해서 이윤을 나누고 세금을 내고, 단체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당당하게 정치권에 로비도 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자본가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구글 공동창업자 10억 달러 투자 ‘Google.org’ 설립
빈곤, 질병, 지구온난화 등 지구촌 문제 해결이 목적
일반 회사처럼 투자받고 수익내고 세금내고 로비도
“비영리 형식으론 도움 확산 한계” 자선의 새 모델 창출
자선기구로서는 색다른 길을 걸으려고 하고 있다. 공공의 선을 위한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일반 회사처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구는 Google.org로 명명됐다. 우선 에탄올, 전기, 가스 등으로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기치를 내걸었다.
Google.org는 이미 하이브리드 엔진 과학자, 자동차 제조사들과 접촉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갤런 당 100마일을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동시에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장담한다.
빌 게이츠의 재단이나 워렌 버핏의 기부금에 견주면 액수로는 한참 떨어진다. 하지만 게이츠가 재단을 설립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5년 뒤였다. 이를 비교하면 구글은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액을 내놓은 셈이다. 단순히 액수로만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Google.org은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 비영리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Google.org의 세금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을 것이란 데 다소 실망할지 모른다.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Google.org은 Google Inc의 세금보고의 한 부분으로서 일반에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서게이 브린은 수익을 지향하는 기구로 만들어야 궁극적으로 애초 설정한 목적을 더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Google.org를 통해서 영리를 취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자신들의 취지가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영리회사’의 형태를 취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부여할 것을 의회에 로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에는 지구 온난화 감소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구글의 야심작 Google.org을 이끌 사무총장은 의사이고 공공보건 전문가인 래리 브릴리언트 박사(61).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힌두 스승에게서 수학했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 기업가로 활동했다.
브릴리언트 박사 Google.org의 프로젝트 가운데 질병의 조기발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종전의 자선단체는 악보의 한 음계만을 연주하는 것이라면 Google.org은 전 음계를 모두 연주하는 것이다. 크고 작은 회사를 세우고, 업계를 형성하고 자문가에게 상담료를 지불하고 로비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나누고 수익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브릴리언트 박사는 다음 말을 잊지 않았다. “우리는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다. 경제적 결실이 아니라 사회적 결실을 원한다.” 전 지구적 차원의 사회적 공익을 위해 경제적 모델을 사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Google.org의 구상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여러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고연비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속 시원한 수준은 아니다. Google.org가 이를 극복해야 한다. 또 Google.org은 자선기구가 아니므로 주주와 경영진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만일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경우 과연 이들이 Google.org에 필요한 기금을 투여하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의 수많은 문제를 어떻게 하나의 기구가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제기된다.
과연 Google.org이 무슨 이슈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과 잠재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Google.org은 자선기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그리고 설정한 목적이 달성될 경우 지구 평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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