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몰라라 방치도 부끄럽다 은폐도 안됩니다
’매춘여성 상담’ 정신과전문의 허춘영 박사의 제언
“한인 매춘 피해 여성을 인터뷰한 크로니클 기사는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인만을 타켓으로 한다는 데 있습니다. 자칫 한국은 매춘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고정관념(Stereotype)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난해 4명 올해 2명의 한인 매춘 피해여성들을 상담한 리치몬드 정신건강센터의 허춘영(사진) 정신과 박사는 크로니클지가 유일하게 한인만을 지목한 것은 편파적인 보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인사회에 만연해 있는 ‘집당 이지메’(따돌림) 현상이 이들의 피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허 박사는 “내가 맡은 6명의 한인 피해자 상담 케이스는 20대 후반에 다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젠트한 여성들이었다”면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고 말했다.
이들 매춘 피해여성들은 적게는 1년 6개월 많게는 3년 6개월간 잡혀 있었다고 소개했다.
어떻게 이처럼 오랜 기간동안 잡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의구심에 대해 허 박사는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폐쇄된 상황, 문제를 일으킬 경우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 또는 피해를 입힌다거나 한국사회에 소문을 낸다는 등의 위협, 밀입국자라는 신분 등이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행위가 아닌 마사지를 해주는 업소 정도로 알고 미국에 왔으며 미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왔다가 이 같은 위협에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 박사는 가장 큰 문제로 ‘가족의 명예’, ‘주의의 시선’ 등을 많이 의식하는 한국의 문화를 지적했다.
한번 수렁에 빠진 여성들은 업주들의 위협에 두려움을, 그리고 참자는 단계로 그 다음은 내가 자초한 일이라는 자포자기 단계로 들어선다.
“나는 피해자가 아닌, 죄인이고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 그냥 받아들이고 이곳에 있자”
허 박사는 포기단계가 되면 도움 청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설명과 함께 “잡혀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 상실 등을 겪으면서 주저앉게 된다”며 “나아가서 오너가 되서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경우도 봤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피해 여성들과 상담 시 가장 힘겨운 점으로 허 박사는 “이들은 감옥처럼 나가지도 못하고 생활하다보니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눈 마주치기도 힘들어 하는 등 멍해진 상태에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인사회는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정보나 기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커뮤니티는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많고, 중국 신문을 보면 ‘핫라인’ 직통전화나 중국인 상담원을 찾기가 쉽다고 한인 커뮤니티의 ‘서비스 부제’를 꼬집었다.
허 박사는 “피해자는 그 커뮤니티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매춘 피해여성들이 경찰이나 정부기관의 보호하에 있게 되면 심리상담을 권유하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상담을 받게 된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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